최악의 황사와 모래폭풍이 중국 수도 베이징을 덮쳤다.

11일 신화망, 인민망 등 중국 현재 매체는 중국 중앙기상대가 베이징을 비롯한 북부 지역에 황사 경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이날 베이징 시내는 짙은 황사로 뿌옇게 물들면서 도심 아파트, 빌딩 등은 윤곽만 보일 정도였다. 여기에 바람까지 강하게 불면서 모래바람 때문에 눈을 뜨는 것은 물론 숨을 쉬는 것조차 어려운 수준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시 환경보호 관측센터에 따르면 이날 베이징 전역의 공기질지수(AQI)는 최악인 6급 '엄중 오염' 상태를 기록했다. 중국의 AQI는 우수(0∼50), 양호(51∼100), 약한 오염(101∼150), 중급 오염(151∼200), 심각 오염(201∼300), 엄중 오염(301∼500) 등 6단계로 나뉜다. 중국의 AQI는 수치로 표현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이 500㎍/㎥인데, 베이징 35곳에 설치된 대기오염 관측 지점의 AQI는 모두 500㎍/㎥를 기록했다.

중앙기상대는 지난 10일부터 베이징에 청색경보를 황색경보로 경상하고 야외 활동과 운동을 삼가라고 주의를 환기했다. 중국의 황사 경보는 청색, 황색, 오렌지색, 적색 등 4단계로 나뉘며 적색경보가 가장 오염이 심하다.

또한 황사로 인한 호흡기질환과 가시거리 확보 어려움에 대해서도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중앙기상대는 "야외활동을 줄이고 꼭 외출해야 하는 경우에는 마스크와 스카프 등으로 모래 먼지가 눈과 호흡기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라"며 "운전자들은 가시거리가 짧다는 점을 고려해 속도를 줄여야 한다"고 전했다.

이번 황사는 몽골에서 발생한 모래폭풍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황사로 인해 영향을 받는 지역은 베이징 이외에도 18개 성시자치구로 확대했다고 중앙기상대는 파악했다.

이번 황사는 올해 들어 다섯번째 대규모 황사로 집계됐다. 중국 매체 차이신은 강한 바람, 높은 기온, 낮은 강수량 등의 영향으로 올해 황사 발생 빈도가 높다고 전했다.

중국의 황사는 12일 한국과 일본까지 번질 것으로 관측됐다. 이에 따라 국내 전역에서도 미세먼지 농도는 '매우 나쁨' 수준을 보일 것으로 관측됐다. 기상청은 중국에서 유입된 황사가 13일까지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