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의 메신저리보핵산(mRNA) 4가 독감(인플루엔자) 백신이 남반구에 이어 북반구의 임상 3상 중간 분석에서도 유효성 입증에 실패했다. 모더나는 문제점을 개선한 백신으로 이달 내 후속 임상 3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모더나는 11일(현지시간) 기업설명(IR) 행사인 ‘제4회 백신의 날’에서 mRNA 백신의 개발 상황을 발표했다.

'mRNA-1010'은 A형 독감 바이러스 2종(H1N1, H3N2) 및 B형 독감 바이러스 2종(야마가타, 빅토리아)을 예방하기 위한 4가 백신이다. 모더나는 mRNA-1010의 임상 3상인 남반구 지역 ‘P301’ 및 북반부 지역 ‘P302’을 각각 진행 중이다.

모더나는 지난달 P301의 중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P301은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mRNA-1010와 기존에 승인된 4가 백신을 각각 투여했다. mRNA-1010의 기존 백신 대비 평균항체역가(GMT)는 H1N1에 대한 우월성과 H3N2에 대한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하지만 야마가타 및 빅토리아에 대해서는 비열등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이날 발표한 결과는 북반구 3상인 P302에 대한 일부 중간 결과다. 데이터안전성모니터링위원회(DSMB)는 1차 중간 분석 결과, P302에서 임상의 조기 성공(early success) 조건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통보했다. DSMB는 유효성과 안전성 등을 입증하기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모더나는 이날 IR에서 올해 독감 유행 기간에 백신을 출시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스테판 호지 모더나 회장은 “내년부터 독감 백신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규모는 출시 시기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증권사 오펜하이머의 하타즈 싱 연구원은 “이번 발표로 모더나의 독감 백신에 대한 단기적인 낙관론이 사라졌다”고 했다.

GC녹십자, 내년 mRNA 독감백신 1상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계절성 호흡기 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유행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예측하고 이에 대응하도록 다가 백신의 생산을 권고한다. 기존에 승인받은 독감 백신은 새로 품목허가를 받을 필요 없이, 품질검증을 거쳐 판매할 수 있다. WHO는 지난 2월 2023~2024년의 다가 백신 구성에 H1N1 H3N2 야마가타 빅토리아를 포함할 것을 권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GC녹십자, 일약약품 등이 독감백신을 만들어 판매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16년 4가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를 출시했다. 2021년과 2022년은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위해 스카이셀플루를 생산하지 않았다. 올해는 WHO 발표 이후 권고된 백신 구성으로 원액 생산을 시작했다. 올 3분기부터 완제를 생산할 예정이다.

GC녹십자는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에 대해 2016년 WHO 사전적격심사(PQ)승인을 획득했다. GC녹십자는 지난달 범미보건기구(PAHO)로부터 4가 백신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의 4438만달러(약 587억원) 규모의 독감백신을 수주했다. 온두라스 페루 볼리비아 콜롬비아 엘살바도르 우루과이 코스타리카 파라과이에 올해 상반기에 수출할 예정이다.

GC녹십자는 mRNA 방식 독감백신도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달 캐나다 아퀴타스의 지질나노입자(LNP)를 활용하기 위한 계약을 맺었다. LNP는 mRNA를 체내 세포로 운반하는 전달체다. GC녹십자는 아퀴타스의 LNP를 활용한 mRNA 백신으로 내년 임상 1상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일양약품은 2016년 4가 독감백신 ‘테라텍트프리필드’를 출시했다. WHO PQ를 받고 수출도 진행 중이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4월 12일 09시 50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