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화의 매트릭스로 보는 세상] 탈달러화 시대의 '각자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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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프이스트
뱅크런이 미국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미국 연준(FRB)은 다양한 조치를 취해서 그 충격을 줄여 놓았다. 그리고 연준은 미래에 유사한 실패를 방지하기 위해 더 강력한 은행 규칙이 필요한지 여부를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연준의 임원인 Michael Barr는 상원의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Silicon Valley Bank의 관리가 부족했다고 하면서, 은행이 사용한 금리 모델이 "현실과 전혀 일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준은 SVB가 뱅크런을 당하기 전에 이미 직면한 위험에 대해 실리콘밸리 경영진에게 경고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사우스 캐롤라이나 출신 공화당 상원의원 팀 스콧 상원의원은 “연준이 어떻게 1년 넘게 그런 위험한 관행에 대해 알 수 있었고 결정적이고 시정 조치를 취하는 데 실패했는지 알고 싶다”고 질책하였다. 몇몇 상원 의원은 은행 규제를 강화하거나 FDIC의 $250,000 기준을 높이는 법안을 도입하자고 했으나, 그 법이 통과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연준은 좀 더 은행에 대한 좀 더 강력한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새로운 규제는 은행이 행해야 할 규칙이 더 많아지고, 이에 영향을 받는 은행 또는 금융 유사 기관의 수자도 늘어나게 된다. 미국 연준의 규범은 단지 미국 내의 은행만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거의 모든 은행이 직접, 간접, 그리고 2-3차의 영향을 미치게 되어 있다. 20세기 이후 글로벌 금융시스템과 무역결제 시스템이 달러 위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는 달러를 중심으로 매우 깊고 넓게 연관성을 가지면서 미로와 같은 연결고리를 갖게 되었다. 수 많은 연결점 중의 하나가 출렁이면 다른 연결점들도 그 크기에 따라 크고 작은 출렁임을 일으킨다. 그런 면에서 이번 SVB는 꽤 큰 출렁임이었다. 여기에 추가되는 미국의 새로운 은행규제는 복잡성을 더 크게 하고, 더 작은 움직임에도 더 큰 출렁임을 만드는 복잡성을 높일 것이다. 더 큰 검은 백조의 출현 가능성을 높이고, 그 영향도 커지게 된다. 한 마디로 예측 불가능성이 높아진다. 글로벌 경제는 체계적으로 무너질 체계를 만들어 가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복잡성을 피하기 위해 연준이 앞으로 일어날 뱅크런, 또는 금융위기에 통제하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그럼 바로 파국이 오면서 예측불가능한 사태가 일어나게 된다.
한 마디로 연준이 통제를 하던, 하지 않던 간에 새로운 위기는 또 일어나게 된다. 그리고 연결된 은행과 규범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사태의 크기와 빈도는 잦아진다. 그렇다면 이러한 불안정한 글로벌 금융시스템을 안정화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바로 ‘금융시스템의 단순화’이다. 세계는 지나치게 달러 중심의 체계로 촘촘하게 엮여있다. 그러니 달러의 중심지인 미국의 크지 않은 은행이 흔들려도 전 세계의 금융이 흔들리게 되어있고, 그 파국의 두려움에 떨게 되었다. 주식 금언에도 달걀을 한 바구니에 넣지 말라고 했는데, 세계 경제는 지금까지 달러라는 바구니에 모든 계란을 넣은 셈이다.
그렇다면 글로벌 경제의 탈달러화 방법은 3가지이다. 금본위제로 복귀하거나 IMF의 SDR(특별 인출권)과 같은 글로벌 단일 통화를 만들거나 국제 거래에서 거래국가 간의 통화 사용이다. 이 3가지 방법이 모두 나름의 문제가 있어 쉽사리 이루어질 수가 없다. 결국 탈달러화는 세계적인 단일 움직임으로 이루어지기는 어렵고, 각 나라별로 각자 알아서 준비하는 각자도생을 모색해야 한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떻게 해야할까? 중국이 자국 중심의 위안화 경제시스템을 구축하려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중국은 서로 대체할 만한 산업구조가 많다. 위안화의 불투명한 중국은행 시스템도 문제이다. 한국-일본의 협력도 모색할 만하다. 하지만 한-일 산업구조 또한 한-중과 비슷하다. 그런 점을 본다면 미국과의 경제 협력을 더 긴밀히 하면서, 동북아 중심의 경제구조를 동남아-동유럽-중동을 중심으로 경제 방향을 틀어보는 것도 해볼 만한 정책이다.
졸저 '초강달러시대, 돈의 흐름'이 발간되었습니다.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재화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그런데 이러한 새로운 규제는 은행이 행해야 할 규칙이 더 많아지고, 이에 영향을 받는 은행 또는 금융 유사 기관의 수자도 늘어나게 된다. 미국 연준의 규범은 단지 미국 내의 은행만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거의 모든 은행이 직접, 간접, 그리고 2-3차의 영향을 미치게 되어 있다. 20세기 이후 글로벌 금융시스템과 무역결제 시스템이 달러 위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는 달러를 중심으로 매우 깊고 넓게 연관성을 가지면서 미로와 같은 연결고리를 갖게 되었다. 수 많은 연결점 중의 하나가 출렁이면 다른 연결점들도 그 크기에 따라 크고 작은 출렁임을 일으킨다. 그런 면에서 이번 SVB는 꽤 큰 출렁임이었다. 여기에 추가되는 미국의 새로운 은행규제는 복잡성을 더 크게 하고, 더 작은 움직임에도 더 큰 출렁임을 만드는 복잡성을 높일 것이다. 더 큰 검은 백조의 출현 가능성을 높이고, 그 영향도 커지게 된다. 한 마디로 예측 불가능성이 높아진다. 글로벌 경제는 체계적으로 무너질 체계를 만들어 가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복잡성을 피하기 위해 연준이 앞으로 일어날 뱅크런, 또는 금융위기에 통제하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그럼 바로 파국이 오면서 예측불가능한 사태가 일어나게 된다.
한 마디로 연준이 통제를 하던, 하지 않던 간에 새로운 위기는 또 일어나게 된다. 그리고 연결된 은행과 규범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사태의 크기와 빈도는 잦아진다. 그렇다면 이러한 불안정한 글로벌 금융시스템을 안정화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바로 ‘금융시스템의 단순화’이다. 세계는 지나치게 달러 중심의 체계로 촘촘하게 엮여있다. 그러니 달러의 중심지인 미국의 크지 않은 은행이 흔들려도 전 세계의 금융이 흔들리게 되어있고, 그 파국의 두려움에 떨게 되었다. 주식 금언에도 달걀을 한 바구니에 넣지 말라고 했는데, 세계 경제는 지금까지 달러라는 바구니에 모든 계란을 넣은 셈이다.
그렇다면 글로벌 경제의 탈달러화 방법은 3가지이다. 금본위제로 복귀하거나 IMF의 SDR(특별 인출권)과 같은 글로벌 단일 통화를 만들거나 국제 거래에서 거래국가 간의 통화 사용이다. 이 3가지 방법이 모두 나름의 문제가 있어 쉽사리 이루어질 수가 없다. 결국 탈달러화는 세계적인 단일 움직임으로 이루어지기는 어렵고, 각 나라별로 각자 알아서 준비하는 각자도생을 모색해야 한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떻게 해야할까? 중국이 자국 중심의 위안화 경제시스템을 구축하려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중국은 서로 대체할 만한 산업구조가 많다. 위안화의 불투명한 중국은행 시스템도 문제이다. 한국-일본의 협력도 모색할 만하다. 하지만 한-일 산업구조 또한 한-중과 비슷하다. 그런 점을 본다면 미국과의 경제 협력을 더 긴밀히 하면서, 동북아 중심의 경제구조를 동남아-동유럽-중동을 중심으로 경제 방향을 틀어보는 것도 해볼 만한 정책이다.
졸저 '초강달러시대, 돈의 흐름'이 발간되었습니다.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재화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