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오른쪽)이 지난 3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감금과 학살이 자행됐던 키이우 북부 마을 야히드네를 방문하고 있다. 작년 3월 초 야히드네를 한 달간 점령했던 러시아군은 어린이 77명을 포함한 주민 367명을 납치해 학교 지하실에 27일간 감금, 일부 노약자들이 질식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 등은 이날 해방 1주년을 맞은 야히드네를 찾았다.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오른쪽)이 지난 3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감금과 학살이 자행됐던 키이우 북부 마을 야히드네를 방문하고 있다. 작년 3월 초 야히드네를 한 달간 점령했던 러시아군은 어린이 77명을 포함한 주민 367명을 납치해 학교 지하실에 27일간 감금, 일부 노약자들이 질식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 등은 이날 해방 1주년을 맞은 야히드네를 찾았다. 연합뉴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자국 포로들이 참수되는 영상이 유포되자 러시아인을 "짐승"이라고 부르며 비난했다.

이날 CNN에 따르면 지난주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 포로를 참수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퍼졌다. 지난 8일 친 러시아 소셜미디어에 게재된 한 영상은 파괴된 군용 차량 옆에 우크라이나 군인 2명의 참수된 시체가 바닥에 누워있는 모습이 찍혔다. 영상에는 카메라 밖에서 한 사람이 웃으며 러시아어로 "그들(우크라이나인)이 그들을 죽였다"고 말하는 목소리도 담고있다. 화자를 알 수 없도록 영상 속 목소리는 변조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여름 촬영된 것으로 알려진 약 1분 40초 분량의 영상에서는 위장복 차림에 마스크를 쓴 남성이 군복 차림의 남성의 목을 베는 장면이 담겼다고 AFP 통신은 보도했다. 영상에는 참수하는 이를 격려하는 목소리와, 이후 머리를 사령관에게 보내야 한다는 발언도 녹음됐다. 피해자의 군복 조끼에는 우크라이나군을 상징하는 삼지창 표식이 붙어 있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온라인 연설에서 "세상 누구도 절대 무시해선 안 되는 것이 있다. 이들 짐승이 얼마나 살인을 쉽게 저지르는지 말이다"라고 비난했다. 이어 "우리는 아무 것도 잊지 않을 것이고 이들 살인자를 용서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포로를 처형하는 이 영상을 전 세계가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이슬람 국가(ISIS)보다 더 나쁜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의장한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러시아는 이번 달 순번제로 유엔 안보리 의장국을 맡는다.

러시아는 영상의 진위 파악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전화회의에서 이 영상에 대해 "끔찍하다"며 "영상의 진위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