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월 소비자 물가는 22개월만에 가장 상승폭이 적지만, 연준이 5월에 금리 인상을 포기하기엔 충분하지 않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시장 트레이더들과 경제학자들은 5월 2일과 3일 양일간 열리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회의에서 한 번 더 25bp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와 마켓워치는 12일(현지시간) 3월의 소비자물가에서 연준이 주시하는 핵심 인플레이션 수치가 전달보다 0.4% 포인트 올라 여전히 연율 5.6% 상승을 기록한데 주목했다.

연준은 미래의 인플레이션 추세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지표로 에너지 비용과 식품 물가를 제외한 근원 물가,즉 핵심 인플레이션 수치를 좀 더 중요하게 본다.

핵심 물가는 2월의 5.5%에서 3월에 5.6%로 0.1% 포인트 더 높다. 이는 핵심 물가를 구성하는 주거 비용과 서비스 물가가 완고하게 높게 유지되고 있음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핵심 물가가 5.6%로 전체 물가 상승률인 5%보다도 더 높게 나타난 것은 2년만에 처음이다.

이는 전체 물가에서 에너지 가격이 올해 3월에 전년대비 5%이상 떨어진 효과로 풀이됐다. 지난해 3월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에너지 가격이 폭등한 상황이 반영되어 있으나, 핵심 물가에는 이 같은 에너지 물가가 제외된다.

마켓워치는 OPEC+가 지난주 감산을 발표한 후 휘발유 가격이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기에 4월 CPI 보고서에서는 역전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긍정적인 징조는 오름세를 지속한 식료품 비용이 2020년 9월 이후 처음으로 하락한 점이다. 그러나 식료품 가격은 1년 전에 비해선 여전히 8.4% 더 높다.

소비자 물가에서 가장 큰 단일 범주인 주거 비용은 3월중 호텔 가격이 2.7%, 임대료가 0.5% 상승하면서 다시 급등했다. 그럼에도 임대료와 주택 가격이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어 올 하반기부터는 주거 비용 감소가 CPI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됐다.

3월 CPI 보고서는 상품 물가는 냉각되고 있으나 여행,교통 등 서비스 물가는 여전히 높은 인건비를 반영,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BMO 캐피털 마켓의 살 과티에리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5월 3일에 추가적인 25bp 의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블룸버그와 인터뷰한LH 메이어의 경제학자 데릭 탕은 “5월은 금리인상으로 기울어지지만 6월에 추가 인상이 있을 지는 약간의 바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3월의 CPI 수치가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하기에는 충분치 않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뉴욕 증시는 하락으로 돌아섰다.

S&P 500 지수와 다우존스 산업평균은 각각 0.1% 떨어졌고, 나스닥 지수는 0.4% 하락했다.

한편 토머스 바킨 리치몬드 연방준비제도이사회(Richmond Federal Reserve) 총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정점에 달했지만, 통제 범위 목표까지는”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