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가게서 日 최대 금형회사로…韓·中 추격 뿌리친 비결은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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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산업이 어때서'…日 강소기업 탐방 (8)
일본에서 유일하게 성장하는 금형회사 케스템
금형에 IT 접목한 '디지털 종합 주조모형' 개척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일관체제로 韓·中 추격 뿌리쳐
종이비행기 기네스 보유자 도다 사장의 '엉뚱함'
일본에서 유일하게 성장하는 금형회사 케스템
금형에 IT 접목한 '디지털 종합 주조모형' 개척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일관체제로 韓·中 추격 뿌리쳐
종이비행기 기네스 보유자 도다 사장의 '엉뚱함'
가격 경쟁력에서는 중국의 상대가 안되는 일본 금형회사 케스템의 성장 비결은 독자적인 사업모델이다. 금형업은 3D 산업의 대표이자 사양산업으로 분류되지만 케스템은 전혀 다른 사업으로 탈바꿈시켰다. 금형산업에 정보기술(IT)을 접목시킨 것이다.
전신 CT 스캔과 3D 프린터를 활용한 금형제조가 대표적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찰나의 순간을 영원히 남기는게 가능하다.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제품의 크기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원료를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덕분에 강도와 촉감까지 자유자재로 변화시킬 수 있다. 출산과 성인식, 입학식과 같이 영원히 남기고 싶은 순간을 3차원으로 구현한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디지털 신기술에 금형이라는 옛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제품,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낸 것이다. 금형회사와 디지털 기업은 흔하다. 하지만 두 분야을 융합해 '디지털 종합 주조 모형'이라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든 기업은 캐스템 뿐이라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원료가 되는 소재 분야에도 강점을 갖고 있다. 도다 다쿠오 케스템 사장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수지 같은 기초 원료까지 전부 자체적으로 만들 수 있는 회사는 케스템 뿐이다. 한국과 중국에도 금형회사는 많지만 대부분 다른 곳의 원료를 사서 쓴다. 캐스템은 금형의 수지부터 자체적으로 합성해 기술을 축적한다."고 말했다. 케스템은 디지털 종합 주조 모형의 활용법이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반도체 제조장비 부품이 주력이었다. 앞으로는 의료장비 부품에 주력할 계획이다. 내시경 같이 체내에 들어가는 의료장비는 작으면 작을 수록 유리하다.
디지털 종합 주조 모형이라는 사업모델을 개척한 캐스템은 극소형 의료장비 부품을 양산할 수 있다. 다른 부품의 소형화 기술이 아직 캐스템을 따라 오지 못하는게 문제일 뿐이다. 도다 사장은 "다른 기업이 흉내내지 못하는 수준의 부품을 개발하면 지금까지 없었던 시장을 새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케스템은 원래 붕어빵 같이 틀로 굽는 과자를 만드는 가게였다. 금형회사로 변신한 건 1970년이었다. 고도성장기를 맞은 일본에서 부품 산업의 수요가 늘 것이라고 예상해서다. 금형업도 붕어빵처럼 틀을 활용하니까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사양산업으로 분류되는 업종에서 캐스템이 성장 가도를 달리는 건 종이 비행기 기록으로 기네스북에 오르고, 세계 최초의 우주 종이 비행기를 만들려는 도다 사장의 엉뚱함이 큰 몫을 한다는 평가다. 하지만 도다 사장의 엉뚱함조차 일본인 특유의 장인정신(모노즈쿠리)과 관련이 깊다. 그가 종이 비행기에 빠진 계기는 대학 시절 몇 개월 동안 병원에 입원하면서다. 시간을 떼우기 위해 종이 비행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똑같은 종이 비행기를 관성처럼 반복해서 접은 게 아니라 조금이라도 더 멀리, 더 오래 나는 종이비행기 접는 법을 스스로 개발했다.
그렇게 개발한 종이 비행기가 1000종류에 달한다. 종이 비행기조차 조금이라도 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개량을 거듭한다는 점에서 도다 사장도 영락없는 일본의 장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
히로시마=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원료를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덕분에 강도와 촉감까지 자유자재로 변화시킬 수 있다. 출산과 성인식, 입학식과 같이 영원히 남기고 싶은 순간을 3차원으로 구현한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디지털 신기술에 금형이라는 옛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제품,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낸 것이다. 금형회사와 디지털 기업은 흔하다. 하지만 두 분야을 융합해 '디지털 종합 주조 모형'이라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든 기업은 캐스템 뿐이라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원료가 되는 소재 분야에도 강점을 갖고 있다. 도다 다쿠오 케스템 사장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수지 같은 기초 원료까지 전부 자체적으로 만들 수 있는 회사는 케스템 뿐이다. 한국과 중국에도 금형회사는 많지만 대부분 다른 곳의 원료를 사서 쓴다. 캐스템은 금형의 수지부터 자체적으로 합성해 기술을 축적한다."고 말했다. 케스템은 디지털 종합 주조 모형의 활용법이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반도체 제조장비 부품이 주력이었다. 앞으로는 의료장비 부품에 주력할 계획이다. 내시경 같이 체내에 들어가는 의료장비는 작으면 작을 수록 유리하다.
디지털 종합 주조 모형이라는 사업모델을 개척한 캐스템은 극소형 의료장비 부품을 양산할 수 있다. 다른 부품의 소형화 기술이 아직 캐스템을 따라 오지 못하는게 문제일 뿐이다. 도다 사장은 "다른 기업이 흉내내지 못하는 수준의 부품을 개발하면 지금까지 없었던 시장을 새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케스템은 원래 붕어빵 같이 틀로 굽는 과자를 만드는 가게였다. 금형회사로 변신한 건 1970년이었다. 고도성장기를 맞은 일본에서 부품 산업의 수요가 늘 것이라고 예상해서다. 금형업도 붕어빵처럼 틀을 활용하니까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사양산업으로 분류되는 업종에서 캐스템이 성장 가도를 달리는 건 종이 비행기 기록으로 기네스북에 오르고, 세계 최초의 우주 종이 비행기를 만들려는 도다 사장의 엉뚱함이 큰 몫을 한다는 평가다. 하지만 도다 사장의 엉뚱함조차 일본인 특유의 장인정신(모노즈쿠리)과 관련이 깊다. 그가 종이 비행기에 빠진 계기는 대학 시절 몇 개월 동안 병원에 입원하면서다. 시간을 떼우기 위해 종이 비행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똑같은 종이 비행기를 관성처럼 반복해서 접은 게 아니라 조금이라도 더 멀리, 더 오래 나는 종이비행기 접는 법을 스스로 개발했다.
그렇게 개발한 종이 비행기가 1000종류에 달한다. 종이 비행기조차 조금이라도 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개량을 거듭한다는 점에서 도다 사장도 영락없는 일본의 장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
히로시마=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