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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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2거래일째 2%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라는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물은 전장 대비 1.73달러(2.12%) 상승한 배럴당 83.2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2.24% 상승한 데 이어 이날도 큰 폭으로 오르며 지난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17일 기록한 최근 1년 간 최저치(배럴당 66.74달러)보다는 24.75% 상승했다.

이날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브렌트유 6월물도 전장보다 1.72달러(2.01%) 오른 배럴당 87.33달러에 마감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최근 3개월 최고치(88.19달러)에 근점했다.
WTI 2일 연속 2% 상승…美 인플레 둔화 [오늘의 유가 동향]
Fed의 긴축 사이클 종료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위험자산인 원유 투자심리가 회복됐다는 평가다. 12일 미 노동부는 3월 CPI가 전년 동월보다 5.0%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인 5.2%보다 낮았으며 전월(6.0%)보다는 1.0%포인트 떨어졌다. 9개월 연속 감소세다.

에너지 가격은 3.5% 떨어졌고, 식료품 등 음식 가격도 오르지 않았다. 전체 CPI의 30%를 차지하는 주거비용은 전월 대비 0.6% 증가하며 전월(0.8%)보다 상승세가 둔화됐다.

CPI 발표 이후 Fed가 금리 인상 사이클을 5월 이후 종료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포인트를 인상한 후 금리를 당분간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투자은행 웰스파고는 “앞으로 몇 달 동안 느린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이라며 “5월 금리 인상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도 6월까지 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예상을 수정해 5월을 마지막으로 Fed가 금리 인상을 종료할 것으로 관측했다.

긴축 사이클 종료에 대한 기대가 달러 가치를 떨어뜨리면서 달러로 거래되는 원유 수요도 살아났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전일 대비 0.7떨어진 101.5로 마감했다.

이날 미 원유재고가 발표됐지만 유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미 에너지정보청은 지난주 원유재고가 59만7000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60만 배럴 감소했을 것이라는 로이터 예상치와 크게 어긋났다.

국제유가가 올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파티흐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올해 하반기 세계 석유시장(의 공급)이 타이트해질 수 있어 국제유가가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