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선수가 12일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다비드 자맹’ 전시회를 방문해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13일부터 김연경 선수 그림이 온라인 경매에 출품돼 17일 마감되며 경매 수익금 일부는 튀르키예 지진돕기에 기부될 예정이다. 사진=임대철 기자
김연경 선수가 12일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다비드 자맹’ 전시회를 방문해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13일부터 김연경 선수 그림이 온라인 경매에 출품돼 17일 마감되며 경매 수익금 일부는 튀르키예 지진돕기에 기부될 예정이다. 사진=임대철 기자
“제가 가장 기억하고 싶은 어린 날의 연경이와, 또 제가 가장 사랑하는 모습을 한 지금의 김연경이 한 곳에 있다니 … 이루 말할 수 없는 묘한 기분입니다.”

12일 서울 여의도동 더현대서울 6층 ALT.1(알트원)을 찾은 '배구 여제' 김연경(35)은 자신의 모습이 담긴 그림 '김연경의 스파이크' 앞에서 감동받은 표정으로 이런 말을 했다. 이 그림들은 지난 2월부터 개인전 ‘프로방스에서 온 댄디보이’를 열고 있는 프랑스 화가 다비드 자맹이 김 선수를 위해 특별히 그려 온 작품이다.

자맹은 이번 전시에서 김연경을 비롯해 김연아, 손흥민, 박찬욱, 윤여정 등 한국의 대표 스타 5명을 직접 그린 '한국의 별' 시리즈를 국내 관객에 선보였다. 김연경을 그린 이 그림은 오늘부터 온라인 콘텐츠 판매 서비스 ‘띵스’를 통해 자선경매에 나온다.

김연경은 자선경매를 직접 알리기 위해 전시 현장을 찾았다. 이미 지난 2월에는 김연아가 전시 현장을 찾았다. 김연아 또한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그림을 감상했고, 이 그림 또한 자선경매에 부쳐진 바 있다.

김연경은 자맹이 ’한국의 별‘ 프로젝트를 의뢰했을 때, 가장 먼저 흔쾌히 ‘오케이'를 외쳤다. 그는 “처음 의뢰를 받고는 ‘쟁쟁한 인물들 사이에서 나를 왜?’라는 생각이 먼저 들 정도로 믿기지 않았다"며 “국내서 내로라 하는 얼굴들과 한 자리에 걸려 있다는 것만으로 너무 영광스러운 기분"이라고 말했다.
김연경 선수가 12일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다비드 자맹’ 전시회를 방문해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임대철 기자
김연경 선수가 12일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다비드 자맹’ 전시회를 방문해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임대철 기자
이날 김연경은 늦은 시간에도 1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전시 현장을 구석구석 둘러봤다. 김연경은 “최근 그림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우환 작가의 작품을 참 좋아한다"며 “오기 전부터 자맹의 작품 ‘아몬드 나무'를 꼭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실제 아몬드 나무 작품 앞에서는 큰 소리로 ‘우와’ 하는 탄성을 내뱉으며 “그림 앞에서 사진을 찍어 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했다.

특히 자맹의 ‘푸른 내면 자화상’ 그림 앞에서는 “현란한 색감이 예쁘고 또 신기하다”며 “직접 소장하고 싶다"는 속마음을 내비쳤다. 이 그림에 이미 소유주가 있단 사실을 듣고는 ”부럽다"며 감탄하기도 했다.

김연경의 그림을 보기 위해 자맹의 전시회를 찾은 팬들도 많았다고 한다. 김연경은 “팬들이 꼭 자맹전에 가보라며 성화였다"고 말하며 “팬들에게도, 또 나에게도 이번 전시회는 활력과 추억이 된 것 같아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특히, 그의 그림이 담긴 엽서에 직접 편지를 써 경기장에서 건네주는 팬들도 많았다고. 실제로 김연경은 그림을 보자마자 “아, 이 그림으로 만든 엽서를 팬들에게서 참 많이 받았다. 여기서 진짜 그림을 만나니 반가운 기분"며 너스레를 떨었다.
김연경 선수가 12일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다비드 자맹’ 전시회를 방문해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임대철 기자
김연경 선수가 12일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다비드 자맹’ 전시회를 방문해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임대철 기자
김연경은 이날 자신의 그림 앞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특히 자맹이 어릴 적 김연경의 모습을 그린 그림 앞에서는 가까이 다가가 사진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어릴 때의 배구하는 김연경을 표현한 것 같아 팬들이 좋아했을 것”이라며 “자맹의 화려한 색채와 분홍색으로 표현된 스파이크는 보는 나에게까지 전율이 오른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살아 움직이는 듯한 김연경을 색깔로 표현해 준 자맹의 작품세계에 놀랐다“며 “늦은 시간 일정을 마치고 전시장까지 먼 길을 찾아온 걸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배구 여제’의 현재와 과거를 담은 자맹의 작품은 오늘부터 자선경매에 등장한다. 김연경이 감탄한 ‘김연경의 스파이크'를 비롯해 ’분홍빛의 김연경' 등의 작품이 경매를 통해 새 주인을 찾는다. 경매 낙찰자에게는 자맹과 김연경의 친필 사인이 담긴 포스터와 도록를 증정한다.

김연경은 “세계에 단 한 점씩들밖에 없는 특별한 그림이 좋은 일에 쓰인다는 것이 더욱 의미가 깊다”며 “어떤 사람의 품에 김연경의 그림이 안기게 될 지 궁금하다. 낙찰되면 꼭 물어보고 싶다”고도 웃으며 말했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