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10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국민의힘 내부분열 사태와 현 시국 상황에 대한 입장 발표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10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국민의힘 내부분열 사태와 현 시국 상황에 대한 입장 발표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가 운영하는 유튜브 '너알아TV'가 슈퍼챗(생방송 중 후원할 수 있는 기능)으로 지난 4년간 12억원이 넘는 돈을 벌어들여 국내 유튜브 중 4위로 나타났다. 당 안팎으로 그의 영향력을 두고 설전이 이어지면서 전 목사를 둘러싼 내홍이 커지는 분위기다.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서도 전 목사는 유튜브를 통해 자기 세력이 지지운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했다. 일부 여권에서 '손절' 움직임이 이는 것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는 평가다. 정치학계 및 평론가들 사이에선 "김기현 대표가 보다 강력한 절연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시 못 할 수준"…전광훈 영향력 두고 갑론을박

13일 정치권과 유튜브 채널 데이터 집계 사이트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너알아TV'가 슈퍼챗으로 벌어들인 액수는 총 12억421만원에 달한다. 이는 국내 차트에서 4위 수준이다.
2019~2022 유튜브 슈퍼챗 국내 순위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2019~2022 유튜브 슈퍼챗 국내 순위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연도별 '너알아TV' 슈퍼챗 순위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연도별 '너알아TV' 슈퍼챗 순위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현재 해당 채널 구독자 수는 46만명을 웃돌고 있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9년 1억323만원이었던 그의 슈퍼챗 금액은 2020년 3억4258만원으로 껑충 뛰어오르더니, 2021년에는 연간 4억2171만원까지 상승했다. 지난해는 3억969만원으로 다소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이에 그의 4년간 슈퍼챗 금액은 평균 3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유튜브 슈퍼챗의 액수나 구독자 수가 꼭 정치적 영향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전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전 목사에 대해서 "극단적 성향의 유튜버들이 많고 전 목사도 그 중 한명" 정도로 평가했다.

그러나 그의 시위 및 자금 동원력 등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당내를 고사하더라고, 그의 영향력이 절대 무시할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분위기 속에서도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1일 YTN '뉴스 LIVE' 인터뷰에서 "나라가 어려울 때 기독교인이 구국의 일선에 나서는 것은 정당하다고 보고 있다"고 옹호한 것도 이러한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전날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전 목사가 2000년대 중반부터 기독교 쪽에서 부각되기 시작했다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탄핵 반대, 석방 시위 등을 주도하면서 현 여당 쪽과 결합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과거 전 목사의 시위 동원력이 10만명을 넘기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대한민국에서 그렇게 많은 인원을 동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정치, 사회, 문화 다 합쳐서 몇 명 안 된다. 블랙핑크, BTS 그리고 정치권으로 오면 이재명, 그다음에 윤석열, 그다음에 전광훈 목사"라고 부연했다. 또 전 목사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당원 수에 대해 "최소 10만명에서 30만명"이라면서 국민의힘 당원 약 3분의 1이 직간접적으로 그의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당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당원 가입 추천인에 전 목사 이름을 넣고 가입한 당원이 수만 명은 된다고 들었다"며 "김재원 최고위원도 실체가 있으니 공을 들이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전 목사 관련 당원은) 1000명도 안 될 것"이라며 "공당을 종교인이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씌우고자 상대 진영에서 일부러 더 공을 들이고 부풀리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전 목사는 이날 유튜브 '너알아TV'에서 자기 영향력을 언급하는 한편, 자신과 '손절' 하려는 여권에 불편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광화문에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우리가 대국운동(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을 안 했으면 윤석열 대통령 됐겠나. 불가능했다"며 "정권교체 시켜놓고 윤석열 대통령 만들어놨더니, 이제 와서 광화문 세력, 특별히 기독교 필요 없다고 나온다"고 비판했다.

洪까지 번진 '전광훈 리스크'
"총선 키는 중도…全과 절연해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대출 정책위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대출 정책위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 목사와 관련된 논란은 당 지도부와 홍준표 대구시장의 대립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전광훈 목사 우파 천하통일' 발언 등으로 논란을 빚은 김재원 최고위원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응한다며 당 지도부를 공개 비판해온 홍 시장을 당 상임고문에서 해촉했다. 다소 이례적인 해촉 조처에 이날 김기현 대표는 "상임고문의 경우 현직 정치인으로 활동하거나 지자체장으로 활동하는 분은 안 계신 게 관례라서 그에 맞춰 정상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홍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엉뚱한 데 화풀이를 한다"면서 "입당 30여년 만에 상임고문 면직은 처음 들어본다. 내 참 어이없는 당이 되어가고 있다"고 날을 세우고 있다. 이에 전 목사 관련 논란으로 악화된 분위기는 더 심화하고 있는 형국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 윤리위원회의 조속한 개최를 통해 해결할 수도 있는 문제인데 홍 시장을 먼저 잘랐다. 앞뒤가 바뀌면서 홍 시장이 반발하면서 이 사단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총선은 결국 중도가 키를 잡고 있다"면서 "말을 돌리지 말고 전 목사와 딱 절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현보/홍민성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