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어제 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추정 발사체는 새로운 체계의 시험발사라는 점에서 또 다른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고각으로 발사한 미사일은 1000㎞를 날아가 동해상에 떨어졌다. 첫 고체연료 ICBM 발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액체와 달리 고체는 연료 주입 시간이 필요 없어 기동성이 뛰어나고 기습 발사가 가능하며 속도도 빨라 조기 포착이 쉽지 않다.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를 무력화할 수 있어 예사롭지 않게 봐야 한다.

북한이 올 들어 허를 찌르는 도발을 일삼는다는 점에서도 마찬가지다. 기하급수적인 핵무기 생산 선언과 전술핵탄두 공개에 이어 미사일 잠수함 발사, 핵어뢰 수중 폭발 및 핵탄두 공중 폭발 시험도 했다. 게다가 김정은이 ‘전쟁 억제력 공세적 확대’를 외치며 남측 주요 목표물을 적시한 작전지도를 펼쳐 놓고 서울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사진도 공개됐다.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및 군 통신선 연락 채널을 끊은 것도 심상치 않다. 통신 단절에 이은 미사일 도발은 본격적인 ‘강 대 강’ 구도로 몰아가려는 것이다. 북한은 2020년 연락선 단절 1주일 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적이 있다. 이 때문에 목함 지뢰, 연평도 포격, 천안함 폭침 등과 같은 북한의 예상치 못한 도발에 단단히 대비해야 한다.

북한은 과거와 달리 한·미 연합훈련 기간에도 도발을 멈추지 않았다. 핵 항공모함, 전략폭격기 등 미국의 무시무시한 무기가 한반도에 출격했음에도 겁을 내지 않는다. 기존 미국 확장억제 수단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이달 말 한·미 정당회담에서는 양국이 검토하는 핵 공동기획 및 실행 등 한국식 핵공유 방안을 포함, 더욱 실효성 높은 핵우산 대책이 나와야 한다. 우리 자체적으로 북핵에 맞설 잠재적 핵역량 확보에 나서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