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눈물을 흘리는 성모상'으로 순례자들과 기부금 등을 끌어모았던 한 이탈리아 여성이 '돼지피 조작 논란'에 휩싸이자 돌연 자취를 감췄다.

최근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성자'(the Saint)라는 별명을 가진 스카풀라는 지난 2016년 '성모 발현(성모 마리아가 사람들 앞에 나타나는 사건)'으로 유명한 보스니아의 순례지 메주고레에서 성모상을 사 이탈리아로 돌아왔다.

그때부터 스카풀라는 자신이 가져온 성모상이 피눈물을 흘리며 자신에게 주기적으로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카풀라는 이 성모상을 유리 케이스에 넣어서 전시했고, 매달 3일에는 '피눈물 성모상'을 직접 보려는 카톨릭 순례자들로 가득했다. 특히 중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도 성모상이 전해주는 메시지를 전해듣고 병을 고치기위해 모였다.

심지어 자신과 아내의 병을 낫게 해달라고 스카풀라에게 12만3천유로(약 1억7700만원)를 기부한 사람도 있었다.

스카풀라는 기부금을 모으기 위해 재단도 만들었는데, 그녀는 아픈 어린이들을 위한 센터를 설립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피눈물 성모상'을 믿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

지난 5일 한 사설탐정은 "성모상의 피눈물은 사실 돼지피였다"며 "너무 많은 사람들이 사기를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 탐정은 스카풀라를 수사당국에 신고까지 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카톨릭 당국도 '피눈물 성모상'을 조사하겠다고 발표했다.

성모상의 피눈물이 '돼지피'라는 주장의 진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스카풀라는 지난 6일 남편과 함께 자신이 살던 곳에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운영하는 웹사이트에는 "신자들과의 만남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는 메시지가 올라와 있는 상태고 그의 행적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근거 없는 소문만 무성한 상황이다.

스카풀라의 변호인은 "아무도 제대로된 사실을 확인하려 하지 않고 마녀사냥과 선정적인 이야기들만 늘어놓고 있다"며 "스카풀라는 단순히 휴가를 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스카풀라는 과거 파산 사기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