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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PRO] 리니지에 무슨 일?…증권사 9곳 중 8곳 엔씨소프트 목표가 줄하향
엔씨소프트가 올해 1분기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발표할 것이란 추정이 잇따르고 있다. 그동안 엔씨소프트의 대부분의 매출을 담당했던 리니지 시리즈가 맥을 못추고 있어서다. 실적 부진을 예상한 증권가는 목표주가를 줄하향하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엔씨소프트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나온 9개의 증권사 리포트 중 8개가 목표주가를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증권이 16.36%(55만원→46만원), 삼성증권이 15.68%(51만원→43만원), 신영증권이 13.95%(43만원→37만원) 하나증권이 14.81%(54만원→46만원)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증권업계가 공통적으로 엔씨소프트의 향후 주가흐름에 대해 부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의미다.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이날 오전 11시 기준 37만9000원에 거래 중이다. 올해초와 비교 약 12% 떨어졌다.

엔씨소프트의 올 1분기 예상 실적은 매출 5132억원, 영업이익 518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 -78% 떨어진 수준이다. 영업이익의 경우 5분의 1수준으로 대폭 떨어지는 셈이다. 리니지W, 리니지2M 등 기존 리니지 IP를 이용한 게임들의 실적이 크게 감소하면서 회사 전체 이익도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두 게임의 매출은 리니지W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하로, 리니지 2M은 60%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MMORPG 시장에서 게임성, 확률형 아이템을 이용한 수익모델 등에서 리니지와 거의 유사한 이른바 '리니지라이크' 게임들이 잇따라 출시되자 엔씨소프트가 타격을 입었다는 해석이다. 오딘, 아키에이지워, 프리시아 전기 등 신규 MMORPG 게임들은 사실상 리니지의 시스템의 상당부분을 차용하면서 기존 리니지시리즈 유저 이탈을 가속화 시켰다는 평가다.

엔씨소프트는 경쟁사들을 저작권 침해 소송으로 고소까지 하고 있지만, 법적 다툼을 통해 실적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증권가 예측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리니지 2M과 리니지 W의 매출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고정비 성격의 인건비 영향으로 영업이익의 대폭 축소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리니지 시리즈를 대체할 신작이 당분간 부재하다는 점도 부정적인 주가 전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오래동안 준비해온 최대 기대 신작인 TL은 서구권의 아마존과의 퍼블리싱 계약 문제로 상반기 출시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4분기 이후에나 TL의 실적이 반영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확률형 아이템을 기반으로 한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때문에 TL의 성공 여부에 대해선 불확실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작 흥행 기대감은 유효하나, 실적 부진에 따른 단기 주가 하락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주가 눈높이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