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진단업체 파나진 소액주주들이 이사회를 장악한 데 이어 창업자인 기존 대표를 해임했다.

파나진은 14일 이사회를 열어 김성기 대표를 해임하고 김명철 사내이사를 새 대표로 선임했다. 김 신임 대표는 소액주주 측 이사 가운데 한 명이다. 건설증권 상무, 유니켐 회장, 한국피혁협동조합 이사장, 길통상 대표, 원탑 대표 등을 역임했다. 대표 경력만 20년이 넘는다.

이번 대표 교체는 예견된 일이다. 지난달 31일 열린 파나진 정기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연대가 추천한 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2명 선임 안건이 모두 통과돼 소액주주 측이 이사회를 장악했다. 소액주주 측이 내세운 감사 1명도 추가로 선임됐다. 기존 소액주주 측 사외이사 1명을 포함하면 전체 이사회 구성원 7명 중 4명이 소액주주 측 인사로 채워졌다.

파나진 소액주주의 집단 행동은 코로나19 진단키트 사업과 관련된 갈등을 빚어오면서 시작됐다. 소액주주 측은 김 전 대표의 부인이 세운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에 파나진이 보유한 인공유전자(PNA) 진단 기술을 넘겨줬다고 주장해왔다.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진단키트로 적잖은 매출을 올렸고 파나진은 코로나 수혜를 보지 못했다는 게 소액주주 연대의 시각이다. 반면 김 전 대표 측은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에 핵심 기술을 넘기지 않았다고 맞서왔다.

소액주주 연대 측 관계자는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주주 중심 경영을 펼치려고 한다”며 “직원들과 함께 회사 운영 방향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