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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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아프리카 기니만 인근 해상에서 피랍된 선박이 5일 만에 풀려났다. 해당 선박에는 우리나라 국민 1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외교부는 15일 밤 공지를 통해 "해적에게 피랍됐던 '석세스9호' 관련, 오늘 오후 7시 30분께 선박에 탑승한 우리 국민과 교신에 성공해 우리 국민 1명을 포함한 선원 20명이 모두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이어 "해적들은 선박에 실려있던 화물 및 개인 물품을 탈취하고 도주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석세스9호는 싱가포르 국적의 4300톤급 유류운반선으로, 한국 시각으로 지난 10일 오후 11시께 코트디부아르 남방 309해리(약 572㎞)에서 해적에 피랍돼 연락이 두절됐다. 선장을 포함한 미얀마인 15명과 한국인, 싱가포르인, 중국인, 인도네시아인 등이 탑승했다. 한국인은 기관장으로 근무했다.

해적들은 12명가량으로 구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탈취뿐 아니라 선박의 통신기기와 기관 설비까지 손상하고 달아났다.

그렇지만 선박은 주기관 비상 운전으로 코트디부아르 아비장항으로 이동 중이며, 1∼2일 안으로 입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코트디부아르군도 이날 성명을 통해 싱가포르 국적의 유류운반선이 피랍 닷새 만에 풀려나 아비장항으로 호송됐다고 밝혔다. 라시나 둠비아 코트디부아르 해군 참모총장은 프랑스 해군의 항공기 지원을 받아 수색 작전을 펼친 결과, 선박의 위치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석세스9호와의 연락이 끊겼다는 소식을 선사 측으로부터 접한 뒤 11일 새벽 재외국민보호대책반을 설치, 가동했다. 가나, 코트디부아르 등 인근 재외공관에 비상대책반을 차리는 한편 박진 외교부 장관, 이도훈 2차관 주재로 여러 차례 대책 회의도 진행했다.

외교부는 "코트디부아르, 가나, 나이지리아 등 인근 지역 공관장들 및 선박 국적국인 싱가포르 공관장은 주재국과 긴밀히 협조하면서 동 선박의 수색구조 협조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했다"고 전했다.

선박이 피랍된 기니만 인근은 해적 출몰이 빈번한 곳으로 알려졌다. 특히 3∼8월은 조업기라 해적들의 활동이 많아지는 시기로 꼽힌다.

지난해 11월에도 우리 국민 2명이 탑승한 유류운반선 B-오션호가 코트디부아르 남방 200해리에서 해적에 끌려갔다가 9일 만에 풀려났다. 당시 해적들은 배에 실려있던 약 30억 원 상당의 석유 3000t을 탈취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