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경기를 보여주는 70대 도시 신규주택 가격이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경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부동산 산업이 살아나면서 중국 경기 반등 기대도 커지고 있다.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70대 도시의 3월 신규주택 가격 지수는 지난 2월보다 0.4% 상승했다. 2월에 이 지수가 0.3% 오르며 18개월 만에 상승으로 전환한 데 이어 2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3월 70대 도시 가운데 91%인 64곳의 신규주택 가격이 상승했다. 2018년 6월 이후 45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숫자다. 또 57곳은 기존주택의 가격이 전월보다 올랐다. 이는 23개월 만의 최대치다. 2월에는 신규주택과 기존주택 가격이 오른 곳이 각각 55곳과 40곳이었다.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4대 1선도시는 물론 성도(省都)급 2선도시, 그 아래 3선도시 모두 신규주택과 기존주택 가격이 올랐다. 1선도시의 신규주택과 기존주택 가격은 전월보다 각각 0.3%, 0.5% 올랐다. 신규주택 기준 2선도시는 0.6%, 3선도시는 0.3% 상승했다. 중국은 신규주택을 건설, 분양하는 부동산 개발업이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에 달한다. 부동산 경기도 신규주택을 중심으로 파악한다.

부동산 정보업체 이쥐연구원의 옌웨진 이사는 "주택 가격 지수는 부동산 거래 활기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며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58안쥐연구원은 자체 집계 결과 3월 주요 도시 신규주택 거래량이 작년 같은 달보다 40% 증가했고, 기존 주택 매물은 전월보다 15% 감소하며 두 달 연속 줄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시장 회복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당국이 2020년 하반기부터 집값을 잡는다며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한 신규 대출 제한 등 고강도 규제에 착수하면서 장기 침체에 빠졌다. 헝다 등 대형 업체들이 잇따라 자금난을 겪으며 아파트를 제때 인도하지 못하자 구매 심리도 위축됐다. 지방정부는 재정의 40%가량을 차지하는 토지사용권 매각 수입이 지난해 31% 줄어들면서 재정난이 심화했다.

중국 정부는 작년 11월부터 부동산 업체에 대한 대출 제한 해제, 신규 주식 발행 허용 등 부양책을 내놨다. 이에 2월부터 시장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00대 부동산 개발업체의 신규주택 판매액은 지난 2월 20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데 이어 지난달에도 전년 동월 대비 29.2% 늘어났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