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힙'하다는 맛집 다 있네…신세계아울렛 '파격' 통했다 [이미경의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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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방문객 20% 증가
"대기업이 운영하는 아울렛이라고해서 브랜드 유치가 쉬운 건 아닙니다. 유명 음식점을 입점시키려면 가게 목록을 데이터베이스화해 꾸준히 모니터링하는 것은 물론, 가게 사장님들과 친밀감을 쌓는 것은 필수입니다."신세계사이먼이 운영하는 신세계프리미엄아울렛이 식음료(F&B) 매장 재단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울렛에 입점한 패션 브랜드 상품기획(MD)은 뛰어나지만 F&B 경쟁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내부적인 판단에서다.
신세계사이먼은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로 외출이 본격 많아지는 시기인 지난해 리징2팀 내 F&B파트를 신설하고 관련 매장 강화에 나섰다. 신설한 파트를 이끄는 파트장은 30대 중반의 김종진 파트장(사진)이다. 패션상품의 경우 매출을 견인하는 주요 브랜드(앵커 테넌트)가 명확하지만 F&B는 트렌드에 따라 빠르게 바뀐다는 점을 고려해 젊은 세대를 내세웠다.
전형적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인 그는 요즘 '힙'하다는 성수, 삼각지, 도산공원 일대를 돌아다니며 아울렛에 입점할 맛집을 물색하고 다닌다. 지난해 김 파트장의 손을 거쳐 바뀐 시흥 프리미엄아울렛의 F&B 매장 수만 8개에 달한다. 이는 시흥 프리미엄아울렛 F&B 매장의 절반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통상 1년에 1~2개 점포만 재단장하는 것에 비하면 파격적인 속도로 재단장을 진행한 것이다. 재단장의 효과로 지난달 시흥 프리미엄아울렛의 입차 수는 전년 동월 대비 20% 증가했다.
김 파트장은 인기 F&B 매장 유치의 노하우로 꾸준한 업계 모니터링과 협력사들과의 네트워크 형성을 꼽았다. 김 파트장이 가게의 인기도를 판단하기 위해 고려하는 사항 중 하나는 '긴 줄'이다. 소비자들이 매장 방문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시간을 투자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가게가 1년 이상 운영하는지 여부는 해당 가게의 '사업 지속 가능성 여부'를 검증하는 장치다. 발달하는 상권은 시간이 지날수록 임대료가 높아지는데, 높은 임대료를 견뎌낼 수 있을 정도로 해당 가게에서 지속적인 매출이 발생하는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메뉴에 충실한지 여부도 주요하게 고려한다. 매장 곳곳을 돌아다니는 시간이 많은 교외형 아울렛 방문객의 특성 때문이다. 방문객들은 F&B 매장에서는 빠르게 메뉴를 정하고 식사를 마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식당이 단일메뉴 또는 시그니처 메뉴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기업이 입점을 제안하면 소규모 맛집 사장들이 흔쾌히 응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교외에 위치한 프리미엄아울렛의 입지 조건상, 외식브랜드 사장 입장에서는 기존에 운영하던 업장과 거리가 멀어 식자재 물류 비용 등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규 채용 직원들에게 기숙사를 제공하거나 통근버스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인적 운영 요소도 고려해야 한다.
이 때문에 프리미엄아울렛에서 인기 업장을 입점시키기 위해서는 '삼고초려'는 기본이다. 김 파트장이 특히 기억에 남는 입점 사례는 여주 프리미엄아울렛에 유치한 수제버거집 '버거그루 72' 사례다. 수제버거는 사장이 번을 직접 반죽하고 패티를 구워야 하기 때문에 매장을 확대하기 힘든 메뉴로 꼽힌다. 김 파트장은 해당 업체 사장을 설득하기 위해 6~7번 매장을 방문함은 물론, 명절 때마다 안부 인사를 전하며 사장과 네트워크를 쌓았다.
김 파트장은 향후에도 아울렛 내 F&B 매장 재단장을 통해 프리미엄아울렛만의 강점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프리미엄아울렛은 백화점 등 도심에 위치한 유통 채널에 비해 공간이 넓다는 강점이 있다"며 "야외공간과 어우러진 F&B 매장을 통해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