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배달원 10명 중 4명이 도로 위 ‘위험 운전’을 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법규 위반인 줄 알면서도 배달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고의로 위험 운전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16일 정미경 도로교통공단 책임연구원이 발표한 ‘배달 이륜자동차 운전자의 위험 행동 특성 분석 연구’에 따르면 배달 오토바이 운전자의 39.8%가 과속,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등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서울 역삼역 인근과 이수역교차로, 차병원 사거리 등 오토바이 교통사고 다발 지역 여덟 곳에서 배달 이용이 활발한 오후 6∼7시에 운행된 오토바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해당 시간대에 운행된 전체 오토바이 2801대 가운데 배달 오토바이가 2706대(96.6%)였다.

위험 운전 오토바이 중에선 동시에 두 건 이상 규칙을 어기는 사례가 52.2%로 절반을 넘었다. 두 건 위반이 24.9%, 세 건 16.7%, 네 건 9.3%, 다섯 건 3.3% 순이었다. 종류별로 지정차로 위반(26.5%), 정지선 위반(17.0%), 차로 위반(14.1%), 교차로 선두 차량 앞지르기(13.7%) 등의 순이었다.

배달 오토바이 운전자를 대상으로 위험 운전을 하는 이유를 별도로 조사한 결과, ‘법규 위반인 줄 알지만 이동 시간 단축을 위해 고의로’ 운행하는 사례가 84.3%에 달했다. 이어 ‘의도하지 않았으나 운전 중 실수로’(7.9%), ‘법규 위반이 아니라고 생각해서’(5.6%) 등의 응답이 있었다. 배달 플랫폼에서 건수에 비례해 임금을 지급하면서 배달 노동자들이 이동 시간 단축에 열을 올리게 됐고, 이것이 안전 불감증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