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침(마이크로니들) 전문기업 라파스가 B형간염 백신 패치 개발에 속도를 낸다. 백신을 주사제가 아닌 마이크로니들로 만들면 약물 전달율을 높일뿐 아니라 유통도 비교적 쉽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7일 라파스는 글로벌 최대 백신 생산업체인 인도 S사와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승인된 B형간염 백신 물질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라파스 관계자는 “이번 물질공급계약으로 국내에서 임상을 진행할 수 있는 계기를 확보했다”며 “인도 S사와는 2016년부터 협력관계를 맺어왔다”고 말했다.

기존 B형간염 백신 주사는 근육층에 놓게 된다. 반면 마이크로니들 패치 백신은 면역세포가 풍부한 진피층에 직접 약물을 전달하기 때문에 효과를 배로 높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주사공포증이 있는 사람들, 아이들이 백신을 맞을 때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마이크로니들은 피부에 2시간 이상 붙이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전문 의료진의 도움 없이도 언제 어디서나 쉽게 부착이 가능하다. 또 피부 수분에 의해 약물이 담긴 미세침들이 서서히 녹기 때문에 적은 양으로도 안전하게 항원을 전달할 수 있다고 라파스 관계자는 설명했다.

라파스는 올해 B형간염 백신패치 비임상 시험을 완료하고 내년 임상 시험을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라파스 관계자는 “아직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마이크로니들 전문의약품은 없다”며 “라파스가 백신 상용화에 속도를 내 세계 최초 마이크로니들 전문의약품 출시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