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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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만 30세인 1993년생이 태어난 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315조1813억원이었다. 당시 도시 가구 근로자의 월 평균소득은 147만원이었다. 서울 지하철 요금이 300원(기본구간), 자장면 한그릇에 2000원이던 시절이다.

30년이 흐른 지금 GDP는 2150조5758억원(2022년)으로 커졌다. 30년 새 경제 규모가 6.8배나 커진 것이다. 도시 가구의 월 소득도 645만원으로 높아졌다.

하지만 이같은 경제 규모 성장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은 크게 하락했다. 여성 한명이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이 1993년 1.65명에서 2022년 0.78명으로 급감했다. 출산연령에 해당하는 2545세대에게 물어본 결과 "자녀 양육환경이 과거에 비해 나빠졌다"는 응답이 75%에 달했다.

한국경제신문이 여론조사 업체 입소스에 의뢰해 25~45세 남녀 800명의 ‘결혼·출산 인식’을 2주간(3월 30일~4월 12일) 온라인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부모 세대와 비교해 현재가 아이를 낳고 키우기에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4.6%가 ‘좋지 않다’고 답했다. 자녀 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커졌다(67.8%)는 답변이 많았다. 이 응답은 월 소득이 500만~700만원 미만 가구(72.6%)에서 특히 높게 나타났다.

자녀세대의 경쟁이 더 치열할 것 같다(13.7%)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이는 월 소득 1000만원 이상 고소득층의 응답 비율이 23.5%로 평균보다 10%포인트 가량 높았다. 자신이 치열한 경쟁에 노출된 상태라는 점이 미래 자녀의 삶에 대한 부정적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좋아졌다’는 응답은 12.6%에 그쳤다. 나이가 어릴수록(25~29세, 9.9%), 수도권(9.7%)에 살수록 부모세대보다 환경이 좋아졌다는 응답이 적었다. 부모세대보다 현재가 양육여건이 좋아졌다고 본 사람들은 이유로 출산육아 지원정책이 많아져서(34.7%), 출산육아에 관한 정보가 많아서(20.8%), 예전보다 건강하게 출산과 육아를 할 수 있어서(18.8%) 등을 이유로 꼽았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