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아이유와 박서준(오른쪽)이 17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드림'(감독 이병헌) 언론시사회에서 객석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스1
배우 아이유와 박서준(오른쪽)이 17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드림'(감독 이병헌) 언론시사회에서 객석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스1
'드림'이 4년 만에 관객들을 찾는다. 1600만 관객을 동원한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과 '대세' 박서준, 아이유가 뭉친 '드림'이 얼어붙은 극장가를 녹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이병헌 감독은 17일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된 영화 '드림'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요즘 극장가 분위기가 많이 다운돼 있다"며 "'드림'이 구원투수까지는 아니더라도, 애써 만든 만큼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드림'은 선수 생활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이한 '소울리스' 축구 선수가 계획도, 의지도 없던 홈리스 월드컵 감독으로 재능기부에 나서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병헌 감독이 '극한직업'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영화다.

역대 흥행 순위 1위에 올랐던 '극한직업'을 연출했던 이병헌 감독이지만, 이날 간담회에서 "떨린다"는 말을 많이 했다. 코로나19로 개봉까지 우여곡절을 겪고 4년 만에 관객 앞에 '드림'을 선보이게 된 만큼 "예전엔 건방지게 말했을 거 같은데, 지금은 그저 힘든 시간을 지나친 분들에게 의미가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9년과 지금의 극장가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코로나19로 극장가를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었고, '대작'이라 불렸던 한국 영화들도 모두 흥행에 참패했다. 현재 극장가 흥행을 이끄는 작품들은 팬층이 두꺼운 일본 애니메이션들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드림'의 흥행에 영화계 안팎의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배우 박서준은 '드림'에서 까칠하지만, 인간적인 축구선수 홍대 역을 맡았다. 박서준은 프로 축구선수 역할을 위해 전문적인 훈련 과정을 거치고 근육량을 늘려 체형에 변화를 주는 디테일한 노력을 더해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을 높였다.

박서준 역시 "4년 만에 개봉하는 영화가 의미가 남다르다"며 "영화에 참여한 모든 스태프, 관계자분들에게도 의미가 있는 영화다. 그래서 더욱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극 중 축구선수로 분한 박서준은 CG나 대역 없이 대부분의 축구 장면을 소화했다. "축구 장면이 CG 같다"는 반응에 "보시면서 제 몸이 아닌 부분이 느껴졌냐?"고 되물으면서 "나름대로 노력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병헌 감독도 "(박서준이) 훈련을 많이 했고, 연습도 많이 했다"고 노고를 칭찬했다.
이병헌 감독이 17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드림'(감독 이병헌) 언론시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병헌 감독이 17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드림'(감독 이병헌) 언론시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그러면서 역동적인 축구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액션보다 어려울 거라 생각했지만, 예상보다 더 어려웠다"며 "공이 통제가 안 됐다"고 털어놓았다.

이 감독은 이어 "준비하고, 합도 짜고, 연습했음에도 야속하게도 공이 통제가 안 됐다"며 "준비한 걸 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더라. 조마조마한 마음을 견뎌내는 시간이었다"고 연출 후일담을 소개했다.

가수와 연기자, 양 분야에서 재능을 인정받은 아이유는 다큐멘터리 PD 소민 역을 맡았다. 카메라를 잡는 법부터 새롭게 배우며 캐릭터를 준비한 아이유는 늘 웃음을 잃지 않는, 사회생활 스킬 만렙인 현실파 캐릭터를 생동감 넘치는 표현력과 연기로 그려내며 대체 불가 캐릭터를 완성했다.

아이유는 "'열정리스'라는 설정이 저와 안 닮은 듯 닮았다"며 "저 역시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열정이 사라지는 소강상태도 경험했다"면서 소민의 모습 곳곳에 본인의 실제 모습이 투영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민의 모습 중에 모르는 부분은 감독님의 디렉션으로 보충했다"며 "저의 본래 말 속도보다 2.5배 정도 빠르게 말했던 거 같다"고 말했다.

이병헌 감독은 주연으로 출연한 박서준, 아이유에게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이병헌 감독은 "'드림' 시나리오는 영화 '스물'을 완성하기도 전에 쓴 작품"이라며 "박서준, 아이유 씨가 합류해주고, 이야기의 의미에 동의해줘서 찍을 수 있는 영화였다"고 소개했다.

이병헌 감독은 "많은 사람에게 소개하고 싶었고, 알려드리고 싶었고, 그래서 가장 쉬운 형태의 대중 영화가 되고 싶었다"며 "긴 시간, 많은 사람을 설득해나가는 지난 과정들을 제가 버틸 수 있었던 건 이게 실화라 가능한 게 아니었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홈리스는 지루하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코미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실화고, 너무 희극적으로 다가갈 수 없기에 그걸 조율하는 게 저에겐 큰 숙제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드림'은 오는 26일 개봉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