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32년 베테랑'도 물러났다…소비 부진에 실적 부담 백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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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필드 최고판매책임자(CMO) 사임
미국인이 사는 상품·가격 결정하는 직책
소매판매 감소 등 어려운 환경 반영된 듯
월마트, 남성복 보노보스 헐값에 매각
미국인이 사는 상품·가격 결정하는 직책
소매판매 감소 등 어려운 환경 반영된 듯
월마트, 남성복 보노보스 헐값에 매각
미국 소비자들이 인플레이션과 높은 금리로 지갑을 닫으면서 소매판매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미국 대형 소매체인 월마트 최고판매책임자(CMO)가 직책을 내려놓는다고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CNN 등이 전했다. 이는 월마트가 올해 어려운 한해를 맞이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뒤 이뤄져 월마트 고위 관리자들도 실적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날 존 퍼너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 따르면 월마트에서 32년간 일한 찰스 레드필드 CMO는 5월1일자로 자리를 옮겨 자문 역할을 맡게 됐다. 그가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했다고 퍼너 CEO는 이유를 밝혔다. 레드필드 CMO는 지난해 1월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CMO는 월마트 매장과 디지털 채널을 통해 판매되는 모든 제품 선택하는 팀을 책임진다. 특히 미국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에서 CMO는 미국인이 구매하는 상품과 가격을 결정 짓는데 큰 영향을 미쳐 중요한 자리다.
퍼너 CEO는 곧 레드필드 CMO 후임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사 개편는 월마트가 앞으로 어려운 한해를 맞이할 것이며 올해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경고가 나온지 얼마되지 않아 이뤄졌다. 존 데이비드 레이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소비자는 여전히 매우 큰 재정적 압박을 받고 있다”며 “대차대조표가 얇아지고 저축률이 이전 기간에 비해 감소하고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전망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월마트는 연말연시 쇼핑 대목에도 불구하고 매출과 이익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나마 판매 호조는 대부분 식료품에서 기인했다. 식료품 가격은 지난해 말 연간 11.8% 상승해 고객들은 더 저렴한 선택지를 찾고 있다. 장난감·전자제품·의류와 같이 전통적으로 연말연시에 잘 팔리는 상품 판매는 둔화됐고, 이는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고 있다는 신호로 보인다. 미국 소매 판매 지표 역시 경기 둔화를 가르키고 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1% 감소했다. 이는 지난 5개월간 4번째 전월 대비 감소를 기록한 것이다.
레드필드 CMO는 월마트에서 30년 넘게 일한 베테랑이다. 그는 아칸소 대학교 재학시절 샘스클럽 계산원으로 입사해 이후 부매니저를 거쳐 승승장구했다. 그는 2010년에 월마트의 영국 자회사인 아스다(Asda)의 CMO를 맡았고, 2012년에는 샘스클럽 상품총괄부사장에 임명, 2015년에는 월마트 미국 지사의 식품총괄부사장으로 임명됐다.
한편 월마트는 남성복 브랜드 보노보스(Bonobos)를 인수가의 절반의 반도 안되는 헐값에 팔기로 했다. 지난 13일 CNBC에 따르면 월마트는 보노보스를 7500만달러에 관리회사인 WHP와 소매업체 익스프레스에 매각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월마트는 2017년엔 보노보스를 3억1000만달러에 인수했다. 닐 손더스 컨설팅업체 글로벌 데이터 전무이사는 “보노보스의 할인된 가격은 현재 의류업계 전반적인 약세를 반영한 것” 이라고 분석했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