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 부동산 부실, 수개월 내 헤드라인 장식할 것"
수개월 내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 부도로 인해 금융시장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월스트리트 투자 전문가의 경고가 나왔다.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탈 매니지먼트 회장은 현지시간 17일 공개한 '메모(The meno)'에서 "은행이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서 어느 정도의 손실을 입게 될지 그 규모는 확실하지 않다"면서도 "머지 않아 모기지 채무 불이행에 대한 헤드라인을 보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오크트리 캐피탈 홈페이지와 뉴스레터, 팟캐스트 등으로 공개하고 있는 하워드 막스의 '메모'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정기적으로 찾아 읽고 배운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월스트리트를 비롯한 많은 투자자들이 구독하고 있는 투자 정보다.

하워드 막스 회장의 이번 발언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원인과 그 파장으로 인한 금융위기 가능성을 진단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막스 회장은 우선 '메모'에서 올해 초 이어진 실리콘밸리은행부터 크레디트스위스까지 일련의 사태 만으로 2008년과 같은 위기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상황을 살펴보면 (위기의 근거로) 스팩·암호화폐 등을 거론하지만 지나치게 과장되거나 실체가 부족한 근거뿐"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의 핵심인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유사하다고 보기 매우 어렵다"고 봤다.

또 "현재 미국 주요 금융기관의 대차대조표는 우리 금융시스템을 위험에 빠뜨릴 만큼의 수준이 아닌데다, 솔직히 가장 확연했던 시장의 과잉 조차 지난해에 조정되어 지금은 시장을 곤란하게 하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막스 회장은 "실리콘밸리은행의 파산으로 다른 은행들의 실패로 이어질 것으로 보지 않지만, 최근 우려가 높아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며 말을 이었다.

일련의 은행 위기가 투자자와 대출기관 사이의 불신으로 인해 추가적인 신용 긴축, 자금조달과 상환의 비용 부담을 늘려 부동산 거품 붕괴의 파장을 키울 수 있다는 진단이다.

막스 회장은 "높은 기준금리는 더 많은 자본을 요구하고, 이는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을 불러일으킨다"며 "경기 침체 가능성은 임대료와 입주율, 임대인의 수입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보고서에 따르면 자산규모가 2,500억 달러 이상인 은행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익스포저는 총 자산의 4.5%에 불과한 반면, 자산 규모가 2,500억 달러 이하인 은행은 11.4%에 달했다.

또 대형은행은 위험기준 지급여력(RBC) 기준 50%의 자본을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반면, 소형은행은 167%에 달해 모기지 부실 위험에 더 크게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막스 회장은 이에 대해 "합리적인 LTV 비율로 대출이 이루어졌다면 은행의 대출이 위험에 처하기 전에 손실을 흡수할 수 있다"면서도 "일부 은행은 부동산 시장 과열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더 큰 하락률을 보일 수 있는 지역에 집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대체로 모기지 채무불이행은 대출 기관과 임대인 간의 협상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가 되기도 한다"이라며 대부분의 경우 대출 구조를 재구조화해 연장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