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매각 완료세대는 4개월만에 6곳에서 106곳으로 급증
'전세사기' 경매 1천세대 돌파…"당장 거리로 내몰릴 판"
전세사기 사태가 수면 위로 떠오른 지 5개월째에 접어들면서, 인천 피해자 모임에서만 1천세대 이상이 경매·공매에 넘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대책위에 가입된 34개 아파트·빌라의 1천787세대 가운데 경매·공매에 넘어간 세대는 1천66세대(59.6%)에 달한다.

이 중 106세대는 이미 낙찰돼 매각이 끝났고, 261세대는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는 불과 4개월 전과 비교해도 급격히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12월 18일 국토교통부 간담회에서 공개된 미추홀구의 경매 피해 세대는 19개 아파트의 651세대로 당시 경매에 낙찰돼 매각된 집은 6세대(0.9%)에 그쳤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경매가 진행돼 낙찰되면 강제 퇴거가 불가피하다며 경매 중단을 지속해서 촉구해 왔다.

피해자 대책위는 지난해 11월 출범 직후부터 "경찰 수사가 끝나지 않아 민사소송도 어려운 상황에서 경매가 진행된다면 피해자들은 강제 퇴거가 불가피하다"며 피해 세대의 경매 중지·연기에 대한 행정명령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부가 경매 중지와 관련해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동안 피해 세대는 하나둘 경매에 넘어갔다.

대책위 측은 대책위 미가입자까지 고려하면 전체 피해 세대 3천79세대 중 2천83세대(67.6%)가 경매에 넘어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대책위가 무작위로 431세대를 대상으로 자체 조사한 결과, 132세대(30.6%)는 전셋집이 경매에 넘어갔을 때 일정 금액의 보증금을 보장받는 최우선변제 대상에도 해당하지 않아 피해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보증금조차 떼인 피해자들은 자신이 살던 전셋집을 경매에서 낙찰받지 못하면 당장 매수자에게 집을 비워줘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이하 캠코) 측은 전세사기 피해가 확산하자 인천본부가 관리 중인 미추홀구 주택 경매 210건 가운데 51건의 매각기일을 변경 신청한 상태다.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 대책위 관계자는 "당장 4∼5월에 집을 비워줘야 하는 세대들이 있는데 낙찰자를 만났더니 '이사비 50만원 줄 테니 빨리 나가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며 "정부는 하루빨리 피해 세대들의 경매를 중지하고 이를 소급 적용해달라"고 요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