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시아 지역의 경제 성장률이 미국과 유럽을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을 계기로 중국 경기가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동시에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등에서도 강력한 내수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체탄 아야 모건스탠리 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7일(현지시간) 미 CNBC방송의 ‘스트릿 사인즈 아시아’에 출연해 이런 주장을 내놨다.

아야는 “올해 4분기 아시아 지역의 경제 성장률은 (미국‧유럽보다) 5%포인트가량 높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신흥국과 선진국 간 성장률 격차는 2017년 이후 7년 만에 최대다.

모건스탠리의 분석은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해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국제통화기금(IMF)의 판단과도 일치하는 것이라고 CNBC는 전했다. IMF는 최근 블로그에 “아시아 지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3.8%에서 올해 4.6%로 높아질 전망”이라며 “전 세계 경제 성장의 70% 이상을 아시아 지역 국가들이 견인할 것”이라고 적은 바 있다.

중국의 코로나19 규제 완화와 강력한 내수에 더해 선진국 대비 느슨했던 통화 정책이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요인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모건스탠리는 “아시아 지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 기조는 미국 중앙은행(Fed)과 유럽중앙은행(ECB)보다 덜 공격적이었다”고 짚었다.

중국은 특히 부동산 부문에서의 반등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아야는 "중국의 회복세는 예상보다 더 빠르다"며 "부동산 시장이 급격하게 살아나면서 성장 모멘텀이 더해지고 있다"고 했다. 중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은 시장 전망치(3.8~4.0%)를 웃도는 4.5%를 기록했다.

아울러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서 촉발된 ‘은행 위기’로 미국‧유럽 지역 내수 활성화는 더딜 것으로 예측된다. 아야는 “대출 기준 강화는 (선진국) 국내 수요엔 부담”이라며 “외부로부터의 수요가 제한되면서 아시아 지역에도 파급효과가 있겠지만, 이 지역의 수요 창출력은 이를 상쇄하기에 충분하다”고 짚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