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자산가들, 증시 추가 상승에 베팅…금리 높아도 조정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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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자산가 사이에서 포모 현상까지 나타나
"금리 전망 양호하고 실적도 예상보다 선방"
"금리 전망 양호하고 실적도 예상보다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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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인터뷰 “증권가 분위기가 바뀌고 있습니다. 증시가 일시적인 반등이 아닌, 추세적 상승장에 진입했다는 신호가 나오면서 올해 코스피지수 밴드(예상 범위)를 올릴지 고민하는 리서치센터도 있습니다.”
대형 증권사의 팀장급 직원 A씨가 전한 최근 증권가의 분위기다. A팀장은 “기술적 분석 측면에서 지수가 저점 대비 20% 오르면 강세장에 진입했다고 얘기한다"며 "코스닥지수는 이미 이 범위를 넘어섰고 코스피지수도 돌파 직전까지 온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속 증권사의 '하우스 뷰'(리서치센터의 공식 입장)는 아직 바뀌지 않았지만, 투자 상담을 하는 자산가들에게는 코스피지수가 그 이상 갈 가능성이 있다고 얘기하면서 주식 매수를 적극 추천하고 있다"고 했다.
A팀장의 말대로 코스피·코스닥 지수는 최근 수개월 새 작지 않은 상승폭을 보였다.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하반기 저점(2022년 9월 30일)부터 이달 18일까지 19.28% 상승했고, 코스닥지수는 저점(2022년 10월 13일) 대비 39.51% 올랐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3일 발간한 리포트를 통해 코스피지수 밴드를 3월 2350~2550에서 4월 2400~2600로 올리는 등 최근의 증시 상승세를 전망에 반영했다. 증권가에는 이 같은 상승세가 지속될지 확신하기 어렵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 보는 이유 중 대표적인 게 기준금리에 대한 미국 중앙은행(Fed)의 방침이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연내 기준금리 인하는 없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기준금리가 고공행진하는 상황에서는 증시가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A팀장은 "시장은 이미 파월의 이 말을 믿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파월은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2021년 말을 바꿨던 적이 있다"며 "2021년 6월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인 것'이라고 했다가, 5개월 뒤 '일시적이라는 단어를 철회한다'고 했고 그로부터 3개월 뒤 기준금리를 올렸다"고 강조했다. A팀장은 "이번에도 연내 금리 인하는 없다고 했던 걸 번복할 수 있다"며 "지난 2월 '앞으로의 통화 정책은 데이터에 근거해 결정할 것'이라고 했는데, 이 말에서는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서는 듯한 미묘한 입장 변화를 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는 그렇다고 쳐도 기업 실적이 나빠진 건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A팀장은 "한국 기업의 실적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는 게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 1분기에 삼성전자는 실적이 크게 악화됐고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반도체를 제외한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현대자동차, 기아 등은 줄줄이 어닝서프라이즈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A팀장은 "백화점 등 내수에 의존하는 종목을 제외하면 실적 우려는 기우"라며 "금융장세 뒤에는 필연적으로 실적 장세가 따라온다"고 설명했다. 금융장세는 금리 하락을 바탕으로 주가가 오르는 상황으로, 최근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예상을 바탕으로 주가가 오르는 것도 일종의 금융장세다. 그는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랠리 때도 처음에는 금융장세로 주가가 올랐고, 나중에는 기업들이 매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면서 실적 장세로 넘어왔다"며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했다.
A팀장에게 "기준금리가 3~4%대에서 장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그렇다면 주식이 예전처럼 힘을 받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A팀장은 지난주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나온 자료를 보면 '미국은 다시 제로금리에 수렴할 것'이라는 내용이 나온다"며 "이 예상에 동의한다. 수년 뒤 코로나19 여파가 완전히 사라지면 다시 금리가 다시 제로금리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A팀장은 "부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자산가격 상승에서 소외될지 모른다는 걱정, 이른바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최근 자산가들이 증시에 공격적으로 돈을 넣고 있다"며 "증권사의 투자자 예탁금이 올 들어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건 이 때문"이라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블라인드 인터뷰 “증권가 분위기가 바뀌고 있습니다. 증시가 일시적인 반등이 아닌, 추세적 상승장에 진입했다는 신호가 나오면서 올해 코스피지수 밴드(예상 범위)를 올릴지 고민하는 리서치센터도 있습니다.”
대형 증권사의 팀장급 직원 A씨가 전한 최근 증권가의 분위기다. A팀장은 “기술적 분석 측면에서 지수가 저점 대비 20% 오르면 강세장에 진입했다고 얘기한다"며 "코스닥지수는 이미 이 범위를 넘어섰고 코스피지수도 돌파 직전까지 온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속 증권사의 '하우스 뷰'(리서치센터의 공식 입장)는 아직 바뀌지 않았지만, 투자 상담을 하는 자산가들에게는 코스피지수가 그 이상 갈 가능성이 있다고 얘기하면서 주식 매수를 적극 추천하고 있다"고 했다.
A팀장의 말대로 코스피·코스닥 지수는 최근 수개월 새 작지 않은 상승폭을 보였다.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하반기 저점(2022년 9월 30일)부터 이달 18일까지 19.28% 상승했고, 코스닥지수는 저점(2022년 10월 13일) 대비 39.51% 올랐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3일 발간한 리포트를 통해 코스피지수 밴드를 3월 2350~2550에서 4월 2400~2600로 올리는 등 최근의 증시 상승세를 전망에 반영했다. 증권가에는 이 같은 상승세가 지속될지 확신하기 어렵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 보는 이유 중 대표적인 게 기준금리에 대한 미국 중앙은행(Fed)의 방침이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연내 기준금리 인하는 없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기준금리가 고공행진하는 상황에서는 증시가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A팀장은 "시장은 이미 파월의 이 말을 믿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파월은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2021년 말을 바꿨던 적이 있다"며 "2021년 6월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인 것'이라고 했다가, 5개월 뒤 '일시적이라는 단어를 철회한다'고 했고 그로부터 3개월 뒤 기준금리를 올렸다"고 강조했다. A팀장은 "이번에도 연내 금리 인하는 없다고 했던 걸 번복할 수 있다"며 "지난 2월 '앞으로의 통화 정책은 데이터에 근거해 결정할 것'이라고 했는데, 이 말에서는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서는 듯한 미묘한 입장 변화를 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는 그렇다고 쳐도 기업 실적이 나빠진 건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A팀장은 "한국 기업의 실적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는 게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 1분기에 삼성전자는 실적이 크게 악화됐고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반도체를 제외한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현대자동차, 기아 등은 줄줄이 어닝서프라이즈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A팀장은 "백화점 등 내수에 의존하는 종목을 제외하면 실적 우려는 기우"라며 "금융장세 뒤에는 필연적으로 실적 장세가 따라온다"고 설명했다. 금융장세는 금리 하락을 바탕으로 주가가 오르는 상황으로, 최근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예상을 바탕으로 주가가 오르는 것도 일종의 금융장세다. 그는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랠리 때도 처음에는 금융장세로 주가가 올랐고, 나중에는 기업들이 매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면서 실적 장세로 넘어왔다"며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했다.
A팀장에게 "기준금리가 3~4%대에서 장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그렇다면 주식이 예전처럼 힘을 받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A팀장은 지난주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나온 자료를 보면 '미국은 다시 제로금리에 수렴할 것'이라는 내용이 나온다"며 "이 예상에 동의한다. 수년 뒤 코로나19 여파가 완전히 사라지면 다시 금리가 다시 제로금리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A팀장은 "부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자산가격 상승에서 소외될지 모른다는 걱정, 이른바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최근 자산가들이 증시에 공격적으로 돈을 넣고 있다"며 "증권사의 투자자 예탁금이 올 들어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건 이 때문"이라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