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래 한솔아이원스 대표가 경기도 안성 본사에서 회사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최형창 기자
박인래 한솔아이원스 대표가 경기도 안성 본사에서 회사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최형창 기자
“몇년간 심혈을 기울여 반도체 소재를 개발했고, 글로벌 장비 업체와도 거래 준비가 상당 부분 진척됐습니다.”

한솔아이원스 박인래 대표는 19일 경기도 안성 본사에서 올해 야심차게 준비한 소재 개발을 언급하면서 눈빛이 반짝였다. 반도체장비 부품 핵심 소재인 ‘아이코닉’을 개발하고, 지난달 말 동탄연구소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했다. 박 대표는 “파일럿 라인이 양산으로 이어지게 되면 소·부·장을 전반적으로 아우르는 하나의 징검다리를 건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1993년 동아엔지니어링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지난해 1월 한솔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았다. 한솔은 계열사인 테크닉스를 통해 한솔아이원스를 인수하면서 제지·건축자재·물류 등에 이어 반도체 분야로 영토를 확장했다. 한솔아이원스는 반도체 전공정 및 디스플레이 제조 장비 부품의 정밀 가공 및 세정·코팅을 주요사업군으로 두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솔아이원스는 지난해 매출(1639억원)과 영업이익(360억원)에서 전년(매출 1636억원, 영업이익 384억원)과 비슷한 성과를 내면서 선방했다. 특히 반도체 세정·코팅 분야에서 실적 개선이 이뤄져 전체 매출을 기존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개당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반도체 생산 장비 부품 중엔 마모되거나 오염이 되면 폐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코팅하거나 세정하는 방식으로 부품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에서 한솔아이원스가 두각을 보이고 있다. 박 대표는 “안성에 세정·코팅 신공장이 올해 완공되는데 4분기부터는 본격 가동할 수 있다”며 “올해 잘 생존하고 버티면 내년에 좋은 결실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솔홀딩스와 한솔테크닉스에 근무하던 박 대표는 상무에서 계열사 대표로 지난해 발탁됐다. 박 대표는 “전략을 담당하고 있었는데 신규 사업을 찾으면서 여러 기업을 탐방하고 분석했는데 아이원스가 눈에 들어왔다”며 “그룹에서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을 이끌어냈으니 제가 가서 경영하는 것이 일단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지난 1년 간 체질 개선에 힘을 쏟았다. 기존에 중국 쪽에 납품하던 디스플레이 장비사업은 일단 철수하기로 했다. 대신 대형 고객인 세계 1위 반도체 장비사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AMAT)와의 비즈니스 범위를 더 넓히기 위해 노력중이다. AMAT은 한솔아이원스 지분도 일부 갖고 있을 정도로 사이가 돈독하다. 이 뿐아니라 AMAT에 버금가는 글로벌 장비사와도 신사업을 논의중이다. 박 대표는 “우리가 가공, 세정, 코팅뿐 아니라 조립 역량도 갖고 있다는 것을 그 회사에서 확인하고 갔기 때문에 올해 안에 구체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귀띔했다.

한솔아이원스는 한솔이 인수하기 전 발생한 회계 오류 문제로 7년치 재무제표를 수정하는 대작업을 최근 단행했다. 박 대표는 “이번을 계기로 재무적인 부실 문제는 확실히 털어냈다”며 “시장에서 걱정하는 부분을 잘 해소해 기대에 부응하는 한 해로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안성=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