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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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 수익을 내는 게 목적인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초과수익률 최하위는 2차전지 액티브 ETF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상품은 초과수익은커녕 벤치마크지수(비교지수)보다도 못한 성과를 냈다.

액티브 ETF란 비교지수를 이기는 수익률을 내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비교지수를 70%만큼 추종하되 남은 30% 범위에선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의 재량으로 종목을 넣고 빼며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때문에 벤치마크 대비 얼만큼의 초과 성과를 거뒀는지는 투자자들이 액티브 ETF를 선별하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20일 코스콤에 따르면 올 들어 전일까지 국내 설정된 액티브 ETF 81종 중 벤치마크 대비 ETF 초과성과가 가장 높은 상품은 'KODEX K-로봇액티브'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로봇시장에 집중 투자하는 이 종목은 벤치마크(iSelect K-로봇 지수) 대비 17.54%포인트의 초과성과를 냈다.

이어 에셋플러스 코리아플랫폼액티브(16.57%), TIMEFOLIO 이노베이션액티브(14.24%), KODEX K-신재생에너지액티브(7.62%), TIMEFOLIO K컬처액티브(6.84%) 등이 톱5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ETF를 살펴보면 배터리나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성장성이 높은 테마라든가, 로봇기업과 플랫폼사 등 챗GPT 수혜를 입고 올 들어 큰 폭 오른 테마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반대로 벤치마크보다 못한 성과를 낸 ETF들은 2차전지와 전기차 테마에 쏠린 것으로 집계됐다. 엘앤에프와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2차전지 관련주들을 담는 'KBSTAR 2차전지액티브'는 올 들어 비교지수(iSelect 2차전지 지수)보다도 19.56%포인트 못미치는 성과를 냈다.

그 밖에 TIGER 퓨처모빌리티액티브(-13.27%),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8.2%), MASTER 테크미디어텔레콤액티브(-6.59%) 등 순으로 가장 부진한 성과를 기록했다.

수익률 최하위권에 2차전지시장에 투자하거나, 일부 2차전지주를 높은 비중으로 담고 있는 액티브 ETF가 몰린 셈이다.

에코프로그룹주부터 포스코그룹주에 이르기까지 올해 들어 2차전지주가 증시를 주무르고 있다. 올 들어 전일까지 2차전지 소재 기업 에코프로는 무려 500% 뛰었고, 포스코그룹 게열의 소재 전문업체인 포스코퓨처엠도 이달 들어서만 52%가량 뛰었다. 폭주에 가까운 주가 질주에도, 정작 2차전지 액티브 ETF의 성과가 부진하게 나타나는 것은 ETF의 구조적인 특성 때문이다.

액티브 ETF는 시장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ETF와 달리 개별종목 비중 한도가 10%로 제한된다. 때문에 특정 종목에 강한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경우 비교지수 내에선 해당 종목의 비중이 계속 늘겠지만, 액티브 ETF에선 비중 상한인 10%에 맞추기 위해 매도해야 한다. 종목 급등세가 강할수록 비교지수와 액티브 ETF간 성과차이는 더 벌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액티브 ETF 운용역은 "펀드매니저 입장에선 모멘텀을 받고 있는 종목들을 계속해서 매도해야 하기 때문에, 개별 종목의 급등세를 지수만큼 온전히 반영하지는 못한다"며 "그래서 한두 종목에 모멘텀이 쏠리는 시장은 액티브 ETF에 불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국내 ETF 운용 총괄은 "애초 액티브 ETF의 취지 자체가 비교지수 대비 아웃퍼폼이기 때문에, 투자대상을 고를 때 초과성과 정도를 줄세우는 것은 도움이 된다"면서도 "특정종목 쏠림으로 괴리가 벌어지는 경우도 있는 만큼, 초과성과가 부진한 ETF들은 운용역의 역량 탓인지 ETF 운용의 구조적인 특성 때문인지 투자 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