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화된 운반로켓 생산' 언급…새 발사체 또는 화성-18형 로켓 이용할 듯
윤곽 드러낸 북 정찰위성 1호기…육각기둥 모양, 200~300㎏ 추정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제작 완성했다면서 관영매체를 통해 그 형상을 공개해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날 국가우주개발국 시찰 소식을 보도하면서 '군사정찰위성' 사진과 제원 등을 소개한 대형 모니터 화면을 공개했다.

이 사진을 확대한 결과 군사정찰위성 1호기는 제원은 가려져 보이지 않지만, 모양은 육각형 형태로, 상단에 태양전지판 4개를 펼친 모습이다.

지구 궤도에 위성이 안착하면 태양전지판 4개를 펼쳐 작동하도록 고안된 것으로 보인다.

◇ 육각기둥 모양의 200~300㎏ 무게 위성…새 발사체 개발하나
전문가들은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1호기는 육각기둥 모양으로, 무게는 200~300㎏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북한이 공개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 사진을 토대로 "위성 형상을 육각형으로 바꿨고, 상단에 태양전지판을 4장 펼친 모습"이라며 "아마도 200~300㎏ 무게로 개발하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위성체 상단에는 태양전지판이 있고, 하단부에 정찰용 광학카메라 등을 장착하는 형태라고 관측했다.

북한은 2012년 12월 12일 은하 3호 로켓을 이용해 100㎏ 규모의 탑재위성 '광명성 3호 2호기'를 지구궤도에 올린 바 있다.

현재 북한이 개발하는 로켓 기술 수준으로 볼 때 무게 200~300㎏ 위성체는 지구궤도에 충분히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현재 개발 완성했다는 1호기를 지구궤도에 진입시킬 운반체(로켓)도 관심을 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1호기 등을 쏠 새 발사체를 개발하거나 지난 13일 발사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8형'의 고체연료 추진 로켓을 이용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김정은 위원장은 국가우주개발국을 시찰한 자리에서 "다양한 위성개발이 가속화되는데 맞게 표준화된 믿음성 높은 운반로케트(로켓) 생산을 본격적으로 진행하며"라고 언급했다.

이는 북한이 위성 발사용 운반로켓을 표준화했으며, 이를 본격적으로 생산할 것임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장영근 교수는 "북한은 정찰위성 발사에 기존 발사체를 쓰지 않을 가능성이 크므로 옛 '백두산 엔진'에 기반한 새로운 인공위성 발사체일 것"이라고 말했다.

액체연료의 백두산 엔진은 과거 북한이 발사한 ICBM급 '화성-15형과 '화성-14형'에 탑재됐던 엔진으로, 옛 소련제 RD-250 트윈엔진을 모방해 개발된 것이다.

장 교수는 "만약 탑재할 인공위성 크기가 작다면 최근 발사한 고체연료를 사용한 화성-18형 ICBM 발사체를 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곽 드러낸 북 정찰위성 1호기…육각기둥 모양, 200~300㎏ 추정
◇ '주먹'과 '눈' 동시 운용…김정은 "확장억제력 대응한 중차대한 최우선 과업"
북한은 군사정찰위성을 '확장억제력'에 상응한 군사적 억제력 제고 차원에서 개발한다고 밝혔다.

한반도 상공에 정찰위성을 띄우면 미국이 상시배치 수준으로 전개하는 전략자산의 움직임을 쉽게 파악할 수 있고, 남한이 배치한 전력 위치와 주요 목표물을 즉각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앞으로도 '확장억제력제공'과 '한미동맹강화'의 명목밑에 반공화국군사태세를 더욱 강화하려고 획책하는 상황에서 우리 국가가 현재와 미래의 우려스러운 안보환경에 상응한 군사적억제력을 키우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에서 군사정찰수단을 획득하고 운용하는 것은 우리의 각이한 전쟁억제수단들의 군사적효용성과 실용성제고에서 그 무엇보다 중차대한 최우선과업으로 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그간 전술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다종의 타격 수단까지 개발했으나, 이를 적시에 운용할 정찰위성은 갖추지 못했다.

'주먹'은 개발했으나 상대편 움직임을 살필 '눈'을 아직 개발하지 못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주먹인 타격수단과 눈인 정찰위성을 동시에 운용함으로써 군사적 효용성과 실용성을 배가하겠다는 것이 김 위원장 발언의 핵심이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이미 완성했거나 개발하고 있는 다양한 미사일과 핵투발 수단을 정확하게 목표에 명중시키기 위하여 필요한 정확한 위치 및 이동 정보를 실시간에 제공받기 위한 목적임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정찰위성을 다수 발사해 운용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김정은 위원장이 "앞으로 련속적으로 수개의 정찰위성을 다각배치하여 위성에 의한 정찰정보수집능력을 튼튼히 구축"할데 대한 전투적 과업을 제시했다고 중앙통신이 전했다.

이는 앞으로 초소형 정찰위성(큐빅 위성)까지 개발해 지구궤도에 띄울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한반도 전역 24시간 정찰을 위해서는 대형위성을 포함하여 적어도 24개의 소형위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곽 드러낸 북 정찰위성 1호기…육각기둥 모양, 200~300㎏ 추정
◇ 북한, 6차례 위성체 궤도 진입 시도…2차례 성공
북한은 과거 장거리 로켓을 이용해 6차례 위성체의 궤도 진입을 시도한 끝에 두 차례는 성공했다.

현재 우주 궤도에 있는 북한 위성은 2012년 12월 발사한 광명성 3호 2호기와 2016년 2월 발사한 광명성 4호기다.

북한은 광명성 3호 2호기와 송수신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지상국과의 정기적인 송수신이 식별되지 않고 있다.

아울러 북한은 광명성 4호기에 지상 관측용 카메라와 체제선전용 방송을 전송할 통신장비가 탑재되어 있다고 했지만, 이 위성이 찍었다는 지상관측 영상을 공개한 적이 없다.

작년 12월 정찰위성 개발을 위해 '위성 시험품' 성능을 시험했다며 찍은 사진을 공개했지만, 전문가들은 군사 정찰위성으로 쓰기에는 형편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