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백화점인 롯데·신세계·현대의 지난봄 정기 세일 매출이 작년보다 평균 10.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마스크를 완전히 벗고 보내는 첫봄을 맞아 색조 등을 중심으로 화장품 판매가 늘어난 게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다만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화) 전환으로 보복 소비심리가 폭발한 작년 봄 세일 때와 비교하면 매출 증가율은 절반가량으로 줄어들었다.

색조 화장품으로 버틴 백화점
롯데백화점은 올해 첫 세일 기간인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6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늘었다고 19일 발표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은 9.8%, 현대백화점은 10.6% 증가율을 나타냈다.

매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상품군은 화장품이었다. 롯데의 화장품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신세계(25.1%), 현대(27.6%)에서도 화장품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실내외 마스크 전면 해제로 립스틱, 볼터치를 비롯한 색조 화장품 구매 수요 증가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고프코어 룩’(일상복처럼 입는 아웃도어 패션) 유행과 봄철 야외 활동 증가로 아웃도어 및 스포츠 의류 매출도 눈에 띄게 늘었다. 롯데의 애슬레저와 스포츠 부문 매출은 각각 15%, 10% 증가했다. 신세계도 아웃도어와 스포츠 부문 매출 증가율이 각각 18.8%, 10.6%에 달했다.

작년 봄 이들 3사의 정기 세일 매출 증가율이 평균 20% 안팎이던 것을 고려하면 성장세가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백화점 업계는 경기 침체가 가속화해 작년 4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화장품, 패션 매출이 급증한 데 따른 역(逆)기저효과가 심해질 수 있어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백화점들은 5월 가정의 달을 앞두고 소비심리를 자극할 다양한 프로모션과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신세계는 봄 정기 세일인 ‘신백페스타’ 기간을 작년보다 11일 늘려 27일까지 진행한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