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래 한솔아이원스 대표가 19일 경기 안성시 본사에서 올해 사업계획을 소개하고 있다. /최형창  기자
박인래 한솔아이원스 대표가 19일 경기 안성시 본사에서 올해 사업계획을 소개하고 있다. /최형창 기자
“몇 년간 심혈을 기울여 반도체 소재를 개발했고, 글로벌 장비업체와도 거래 준비가 상당 부분 진척됐습니다.”

한솔아이원스, 반도체 소재까지 개발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한솔아이원스의 박인래 대표는 19일 경기 안성시 본사에서 올해 야심 차게 준비한 소재 개발을 언급하며 눈이 반짝였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은 제조업의 근간을 이루는 산업이다. 한솔아이원스는 그동안 반도체 부품 가공과 장비 제작 등이 주력이었다. 여기에 반도체 생산 핵심 소재인 아이코닉을 개발해 명실상부한 종합 소부장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박 대표는 “파일럿 라인이 양산으로 이어지면 소재부터 부품 가공, 장비 제작 등 소부장을 전반적으로 아우르는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고 밝혔다.

1993년 동아엔지니어링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지난해 1월 한솔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았다. 한솔은 계열사인 테크닉스를 통해 한솔아이원스를 인수하면서 제지, 건축자재, 물류 등에 이어 반도체 분야로 영역을 확장했다. 한솔아이원스는 반도체 전공정 및 디스플레이 제조 장비 부품의 정밀 가공 및 세정·코팅을 주요 사업군으로 두고 있다.

반도체산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황 국면에 들어섰다. 그런데도 한솔아이원스는 지난해 매출(1639억원)과 영업이익(360억원)에서 전년(매출 1636억원, 영업이익 384억원)과 비슷한 성과를 내면서 선방했다.

반도체 세정·코팅 분야가 실적 개선을 이루며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개당 수천만원에 이르는 반도체 생산 장비 부품 중엔 마모되거나 오염되면 폐기해야 하는 것이 많다. 이를 코팅하거나 세정하는 방식으로 부품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에서 한솔아이원스가 두각을 보인다. 박 대표는 “올해 안성에 세정·코팅 신공장이 완공되는데 4분기부터 본격 가동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솔홀딩스와 한솔테크닉스에 근무하던 박 대표는 지난해 계열사 대표로 발탁됐다. 그는 지난 1년간 회사 체질 개선에 힘을 쏟았다. 기존에 중국 쪽에 공급하던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은 수익성을 검토한 후 일단 철수하기로 했다. 대신 대형 고객인 세계 1위 반도체 장비사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와의 비즈니스 범위를 더 넓히기 위해 노력 중이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는 한솔아이원스 지분도 일부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사이가 돈독하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에 버금가는 글로벌 장비사와도 신사업을 논의 중이다. 박 대표는 “한솔아이원스가 가공 세정 코팅뿐 아니라 조립 역량을 갖춘 만큼 올해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한솔아이원스는 한솔이 인수하기 전 발생한 회계 오류 문제로 7년치 재무제표를 수정하는 대작업을 최근 단행했다. 박 대표는 “재무 부실 문제를 확실히 털어냈다”고 설명했다. 한솔아이원스는 2026년 3월까지 자기주식 보통주 7만4000주를 처분하기로 했다고 지난 7일 공시하는 등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주가는 최근 3개월간 13%가량 상승했다.

안성=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