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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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특징 중 하나는 1987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직원들이 주식(소유권)을 갖는 비상장 회사를 유지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화웨이는 이런 독특한 구조 때문에 종종 "중국 공산당이 소유한 기업"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한다. 또 소유 구조가 어떻든 공산당과 인민해방군 관련 일을 많이 하기 때문에 공시 의무가 있는 상장사가 되는 것을 기피하는 것이란 추측도 있다.

상장을 하면 자본시장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기가 쉬워진다. 또 비상장사에 비해 공신력이 올라가는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화웨이가 글로벌 기업을 성장하던 시절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의 상장 권유 내지는 압박도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비상장 상태를 유지하는 이유로 화웨이 관계자는 '자주적 의사결정'을 제시한다. "상장사가 되면 주주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밖에 없으며, 그렇게 되면 연 매출의 25%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식의 결정은 하기 어려워진다"는 설명이다.
화웨이의 광둥성 둥관 R&D센터 전경.  /강현우 기자
화웨이의 광둥성 둥관 R&D센터 전경. /강현우 기자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 이전까지는 통신장비와 스마트폰 등 주력 사업에서 창출하는 현금으로 운영자금을 해결해 왔다. 회사채는 역외시장에서 해외 투자자들과 소통하는 차원에서 1년에 한두 차례 발행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미국 제재가 본격화한 2020년 이후부터는 역내시장 위안화 채권 발행을 대폭 늘렸다. 지난해 4차례, 140억위안(약 2조7000억원)어치를 발행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선 3월까지 이미 4차례, 120억위안 규모의 자금을 회사채로 조달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화웨이의 주식은 창업자인 런정페이 최고경영자(CEO) 지분이 0.9%에 불과할 정도로 직원들이 주식을 고르게 나눠 갖고 있다. 입사 후 4년이 지나면 청약할 권리가 생기며, 8년이 지나면 퇴사해도 계속 주식을 보유할 수 있다. 회사 측이 책정한 1주당 가격은 7.85위안이며 2022년도 실적에 따른 배당은 주당 1.61위안이었다. 배당수익률이 20%를 넘는다. 회사 관계자는 "은퇴 후 배당 수입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하는 직원들이 상당수"라고 전했다.

선전=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