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무기 지원 가능성' 시사 尹 맹공…"국가안보 대통령 독단으로 결정 안돼"
野 "러시아와 적대 관계 자처하는 무모·무지한 대통령 처음"
더불어민주당은 20일 러시아 침공으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서 대규모 민간인 공격 등이 발생하는 경우를 전제로 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윤석열 대통령을 강력히 비판했다.

윤 대통령이 미국에 치우친 '일방 외교'로 국익을 해치고 있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민주당은 우선 전날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나온 윤 대통령 발언이 안전 보장 등과 관련한 헌법의 내용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헌법은 안전 보장 및 국가·국민에 중대한 재정 부담을 지우는 입법 사항에 관한 조약, 국군의 외국 파견 등은 국회 비준을 받도록 한다"며 "이런 문제일수록 국민에게 먼저 알리고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 안보와 직결된 중차대한 문제를 국민적 공감대, 심지어 국회의 동의 없이 대통령 독단으로 결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윤 대통령 발언이 당장 러시아를 적대국으로 만들어 국가 안전을 더 큰 위협에 빠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러시아는 전날 윤 대통령 발언이 보도되자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무기 지원은 전쟁에 대한 특정 단계의 개입을 뜻한다"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김병주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주면 당연히 (한국을) 적대 국가로 선포할 것"이라며 "북한에 무기를 지원하는 등의 형태로 (러시아가)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지금도 북한의 핵미사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러시아까지 적대국으로 만들면 두 개의 적대국에 맞서 우리가 어떻게 안전을 보장할 수 있겠나"라고 되물었다.

김민석 정책위의장도 정책조정회의에서 "역사적 진실을 건 대일(對日) 외교전에서 일본 편을 든 대통령도 처음이었지만, 러시아 같은 인접 국가와 적대 관계를 자처하는 무모하고 무지한 대통령도 처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 발언이 결국 미국을 향한 '굴종 외교'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 정책위의장은 "미국과 얘기가 된 '하청 발언'이라면 미국도, 윤 대통령도 용납될 수 없다"며 "알아서 긴 '선제적 굴종'이라면 즉각 (발언을) 취소하고, 러시아에 해명하고, 국민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또 "국민과 러시아 교민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이번 언급은 현 정부 출범 후 최대의 국가적 중대 사안"이라며 "최소한 국민 투표에 준하는 민심의 확인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