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 서울 도심 집회…"차별철폐" 촉구(종합)

지하철 시위·삼각지역 행사 이어 서울시청 방향 행진
출근길 명동역 '기습 탑승 시위'로 열차 14분 지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등 140여개 단체로 구성된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공동투쟁단)은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서울 곳곳에서 집회와 행사를 열었다.

공동투쟁단은 오후 1시부터 4호선 삼각지역 인근에서 '4·20 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 사전 행사와 본대회를 연달아 열었다.

이 행사엔 주최 측 추산 2천500명이 참여해 삼각지파출소 앞부터 남영동 삼거리 방향으로 한강대로 우측 3개 차로, 약 150ｍ를 가득 메우고 장애인 인권 보장을 촉구했다.

경찰은 철제 펜스로 도로를 통제하고 집회 장소 주위를 둘러쌌다.

공동투쟁단은 오후 4시30분 서울시청 쪽으로 행진한 뒤 시청 서편 도로에서 문화제를 연다.

이들은 21일에도 서울 곳곳에서 지하철 시위 등 장애인 차별철폐를 요구하는 행사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공동투쟁단은 이날 오전 8시께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과 명동역에 모여 지하철 탑승을 시도하는 기습 시위를 벌여 4호선 명동역에선 열차가 지연되기도 했다.

서울교통공사(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명동역에서 오전 8시 16분부터 30분까지 약 14분간 열차 운행이 늦어졌다.

삼각지역 숙대입구 방향 승강장에는 공동투쟁단 50여명이 모여 선전전을 벌였고 경찰과 공사 직원 200여 명이 배치돼 탑승 시위에 대비했다.

공사 측은 열두 차례에 걸쳐 즉각 시위 중단과 퇴거를 요청하는 안내방송을 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를 비롯한 시위대가 8시 40분께 지하철 탑승을 시도하면서 잠시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으나 삼각지역에선 열차 지연은 없었다.

삼각지역 시위대는 시위를 중단하고 인원을 나눠 각각 6호선과 4호선을 타고 여의도 63빌딩 쪽으로 이동했다.

정부가 '장애인의 날' 기념식을 연 63빌딩 앞에서 공동투쟁단은 이날이 '장애인의 날'이 아니라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사의 올바른노동조합은 이날 오후 4시 시청역 1호선 상행선 10-1 승강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 중단을 요구했다.

조합은 "선량한 시민의 이동권을 방해하는 지하철 점거 시위를 중단하라"며 "전장연의 지속적이고 도를 넘는 불법 시위로 공사는 물론 직원에게도 심각한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줬고 이는 철도안전법을 위배하는 중범죄"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