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마진율 20%선 깨졌다…"차값 깎다 제살도 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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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어닝쇼크'…수익성 악화
매출 24% 늘었지만 이익 급감
이달 또 할인…올들어 6번째
수익보다 시장지배력 강화 포석
가격인하 전략 놓고 전망 엇갈려
매출 24% 늘었지만 이익 급감
이달 또 할인…올들어 6번째
수익보다 시장지배력 강화 포석
가격인하 전략 놓고 전망 엇갈려
미국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의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이상 급감하는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냈다. 테슬라가 공격적으로 밀어붙인 가격 인하 전략의 후폭풍이다.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이상 늘었지만, 마지노선으로 여겨져 온 수익 지표(20% 이상 마진율)가 무너지며 수익성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CNN은 “테슬라는 자신이 시작한 가격 전쟁의 희생자가 됐다”고 평했다.
테슬라는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최근 공격적인 가격 인하 행보를 이어 왔다. 테슬라는 1분기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두고도 미국 차량 가격을 또 내렸다. 이달에만 두 번째 인하 결정이고, 올해 들어 여섯 번째다. ‘모델Y’와 ‘모델3’ 가격은 올초보다 각각 20%, 11% 저렴해졌다. 그 결과 1분기 차량 인도 대수가 늘어나고 매출 자체가 증대하는 효과를 누렸을지 몰라도, 테슬라의 자부심이자 자존심이던 20%대의 고마진율을 희생하게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테슬라의 어닝쇼크에 대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마진 쇼크’를 냈다”고 평했다.
테슬라의 앞날에 대한 시장 전망은 엇갈린다. 테슬라가 시장 지배적 사업자이기 때문에 추후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고, 전기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 출시가 예정됐다는 데 기반한 낙관론이 나온다. 컨설팅회사 퍼빌리시스사피엔트의 알리사 알트먼 컨설턴트는 “전기차 고객 확보와 전기차 소프트웨어 개발을 동시에 해야 하는 부담을 진 경쟁사들에 비해 이미 모든 준비를 해둔 테슬라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테슬라는 올해 180만 대의 차량을 생산하고 매년 생산량을 50%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테슬라가 가격 인하 전략을 앞으로도 이어간다면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토니 사코나기 번스타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리드타임(주문부터 납품까지 걸리는 기간)이 가장 긴 모델Y 차량 가격을 낮췄다는 것은 다른 차량으로도 가격 인하 전략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걸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전기차 기업들과 경쟁하고 노후한 모델 수요를 뒷받침하려면 테슬라가 가격을 더 낮춰야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시장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이날 장 마감 뒤 실적이 공개되자 테슬라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6.07% 하락해 169.63달러로 밀렸다. 테슬라 주가는 올초 장중 101달러대까지 밀렸다가 2월에는 장중 210달러대를 돌파하는 등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여왔다.
김리안/김인엽 기자 knra@hankyung.com
○가격 인하 전략에 무너진 수익성
테슬라는 19일(현지시간)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1분기 매출은 233억2900만달러(약 31조55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24.4% 늘었고, 시장 추정치(232억1000만달러)도 소폭 웃돌았다. 문제는 이익이었다. 1분기 순이익은 25억13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4.3% 줄었고, 시장 추정치에 부합하지 못했다. 주당순이익(EPS)도 0.85달러로 지난해 2분기(0.76달러) 후 가장 적었다. 테슬라의 1분기 실적에는 가격 인하 여파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테슬라가 가격을 낮추면서 1분기 자동차 매출 자체는 전년 동기보다 18% 증가했다. 테슬라의 1분기 전기차 인도량은 42만2875대로 분기 기준 역대 최다였다. 그러나 이익 감소폭이 더 가팔랐기 때문에 1분기 매출총이익률(총마진율)은 19.3%로 시장 추정치(22.4%)를 밑돌았다. 매출총이익률이 20% 밑으로 떨어진 건 코로나19 여파가 컸던 2020년 4분기(19.2%) 후 처음이다.테슬라는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최근 공격적인 가격 인하 행보를 이어 왔다. 테슬라는 1분기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두고도 미국 차량 가격을 또 내렸다. 이달에만 두 번째 인하 결정이고, 올해 들어 여섯 번째다. ‘모델Y’와 ‘모델3’ 가격은 올초보다 각각 20%, 11% 저렴해졌다. 그 결과 1분기 차량 인도 대수가 늘어나고 매출 자체가 증대하는 효과를 누렸을지 몰라도, 테슬라의 자부심이자 자존심이던 20%대의 고마진율을 희생하게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테슬라의 어닝쇼크에 대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마진 쇼크’를 냈다”고 평했다.
○테슬라 앞날 두고 엇갈리는 전망
테슬라는 수년 만에 처음으로 자동차 부문의 마진율을 공개하지 않았다. 테슬라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자동차 마진율을 공개해왔다. 작년 4분기 자동차 마진율은 25.9%였다. 총마진율이 20% 아래로 밀렸다는 걸 감안하면, 1분기 자동차 마진율 역시 20% 아래로 주저앉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테슬라가 자동차 마진율을 감춘 걸 두고 머스크의 ‘일보 후퇴’라는 평까지 나온다. 올초만 해도 자동차 마진율이 20% 아래로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던 재커리 커크혼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당분간 마진율 자체에는 큰 의미가 없다”고 태도를 바꿨다.테슬라의 앞날에 대한 시장 전망은 엇갈린다. 테슬라가 시장 지배적 사업자이기 때문에 추후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고, 전기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 출시가 예정됐다는 데 기반한 낙관론이 나온다. 컨설팅회사 퍼빌리시스사피엔트의 알리사 알트먼 컨설턴트는 “전기차 고객 확보와 전기차 소프트웨어 개발을 동시에 해야 하는 부담을 진 경쟁사들에 비해 이미 모든 준비를 해둔 테슬라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테슬라는 올해 180만 대의 차량을 생산하고 매년 생산량을 50%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테슬라가 가격 인하 전략을 앞으로도 이어간다면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토니 사코나기 번스타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리드타임(주문부터 납품까지 걸리는 기간)이 가장 긴 모델Y 차량 가격을 낮췄다는 것은 다른 차량으로도 가격 인하 전략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걸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전기차 기업들과 경쟁하고 노후한 모델 수요를 뒷받침하려면 테슬라가 가격을 더 낮춰야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시장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이날 장 마감 뒤 실적이 공개되자 테슬라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6.07% 하락해 169.63달러로 밀렸다. 테슬라 주가는 올초 장중 101달러대까지 밀렸다가 2월에는 장중 210달러대를 돌파하는 등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여왔다.
김리안/김인엽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