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12층 D램 타워'…하이닉스가 쌓아올렸다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D램 단품 칩 12개를 수직으로 쌓아 올린 HBM(고대역메모리) 4세대 제품(사진)을 개발했다. 용량은 24GB(기가바이트)로, 현존 최고 용량이다. 올 상반기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

SK하이닉스는 D램 단품 칩 12개를 수직 적층한 HBM3 신제품을 개발해 고객사로부터 제품의 성능을 검증받고 있다고 20일 발표했다. HBM은 대량의 데이터를 한번에 처리할 수 있는 반도체다.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HBM3는 1세대(HBM), 2세대(HBM2), 3세대(HBM2E)에 이은 4세대 제품이다. 기존 제품의 최대 용량은 D램 단품 칩 8개를 수직 적층한 16GB였다. 이번 신제품은 최대 용량이 50% 확대된 24GB다. 최대 819GB/s의 속도를 내 풀HD 영화 163편을 1초에 전송할 수 있다.

이번 제품엔 상하단 칩을 전극으로 연결하는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을 적용했다. D램 칩에 수천 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고, 위아래 칩의 구멍을 수직으로 관통하는 전극으로 연결하는 식이다. 이 기술로 기존보다 40% 얇은 D램 단품칩 12개를 수직으로 쌓아 8개를 쌓은 제품과 같은 높이로 제품을 만들었다.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HBM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HBM을 개발했고, 지난해 6월엔 최초로 8단 HBM3 양산에 성공하면서 고성능 컴퓨팅용 반도체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홍상후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상반기 안에 양산 준비를 완료해 AI 시대 최첨단 D램 시장의 주도권을 확고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