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테슬라 폭락…냉각된 어닝시즌, 깨지기 시작한 경제 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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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미 동부시간) 아침 뉴욕 금융시장의 분위기는 차가웠습니다. 테슬라 등 전날 장 마감 뒤 실적을 발표한 상당수 기술기업들의 실적이 실망스럽거나 향후 가이던스가 좋지 않았던 탓입니다. 또 전날 베이지북에 이어 경제 지표들이 줄줄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나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졌습니다.
결국, 뉴욕 증시에서 다우 지수는 0.33%, S&P500 지수는 0.6% 내렸습니다. 나스닥은 0.80% 하락했습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5bp 하락한 3.54%, 2년물 금리는 11bp 내린 하락한 4.15%를 기록했습니다. 서부텍사스원유(WTI)도 침체 걱정으로 인해 2.4% 급락해 배럴당 77.29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약 3주 만에 최저 수준입니다. 달러는 0.15% 약세를 보였고, 금은 0.6% 상승하며 다시 온스당 2000달러를 넘었습니다.
기업 실적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테슬라의 경우 최근 6번 연속 이어진 차량 가격 인하로 인해 마진이 크게 줄었습니다. 시장은 20%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총마진은 19.3%에 그쳐 전년 동기(29.1%)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환경 크레딧을 뺀 자동차 사업의 마진도 18.3%로 전년 동기(26.8%)보다 크게 하락했습니다. 게다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계속 공격적으로 가격을 낮추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머스크는 전날 콘퍼런스콜에서 '어느 수준의 수익성을 편안하게 생각하는지' 묻자 "마진이 얼마인지 말하기 어렵다"라고 답했습니다. 재커리 커크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마진 축소는 미래에 재투자할 수 있는 능력을 깎아 먹을 때만 우려의 원인이 될 것"이라며 "우리에게는 많은 여유가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월가는 줄줄이 목표주가를 낮췄습니다. 골드만삭스는 210달러에서 185달러로 떨어뜨렸고, JP모건은 '비중 축소' 의견과 함께 115달러를 제시했습니다. 기술 강세론자인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마저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습니다. 물론 215달러로 현 주가보다 높긴 하지만요. 아이브스는 "테슬라는 견고한 수요 지표와 혼합된 실적 결과를 제공했지만, ‘방안의 코끼리’는 더 낮아진 마진이다. 총마진은 19%로 월가 예상 20.7%보다 낮았고 전년 대비 대폭 하락했다. 마진은 위험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장기 수요 증가에 대한 대가로 단기 마진 하락을 감내하는 건 월가가 대부분 동의하는 전략이지만, 20% 임계 값 아래로 떨어지는 건 우려된다. 이는 투자자를 밤샘하게 만드는 민감한 문제다. 주식에 대한 명확한 부담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테슬라의 주가는 9.75% 폭락했습니다. 테슬라의 공격적 추가 가격 인하 가능성에 GM(-3.01%) 포드(-2.86%) 등 기존 자동차 업체 주가도 동반 하락했습니다. TSMC와 노키아, 램리서치, ASML, 시게이트 등은 실적 경고를 내놓았습니다. 실적이 예상을 상회한 TSMC는 "2분기에 사업 사이클의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라면서도 "PC와 스마트폰 시장은 현재 계속 부진하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2분기 매출을 152억~160억 달러로 전망했는데, 이는 애널리스트 평균인 161억 달러보다 낮은 것입니다. 램리서치도 지난 분기 매출과 이익이 예상을 넘었지만, 이번 분기 실적은 좋지 않으리라 전망했습니다. 미국 정부의 대중 수출 제한과 반도체 수요 둔화에 따른 것입니다. 그런데도 오늘 TSMC(+2.36%) 램리서치(+7.23%) ASML(+1.60%) 등 반도체 장비 주는 폭등했습니다. 곧 업황이 바닥을 지나갈 것이란 TSMC 측 전망에 더 큰 기대가 실린 덕분입니다. 반면 엔비디아, 웨스턴 디지털, 온세미컨덕터 등은 3~4%씩 하락했습니다. 전날 실적이나 가이던스를 내놓았던 기술서비스 기업인 CDW, F5 등도 기업 지출이 감소하고 있다고 경고했었습니다. 기술기업 등을 상대로 클라우드 컴퓨팅, 사이버보안, 데이터센터 최적화 등 솔루션을 제공하는 CDW는 "1분기는 불확실성이 심화하면서 고객들이 더욱 신중하게 지출했다. 수요 위축으로 1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았다. 가장 큰 기업 고객과 제품 전체에서 물량 감소가 컸다”라고 밝혔습니다. 통신장비업체 에릭슨, 인도의 IT아웃소싱 기업인 인포시스의 실적도 부진했지요.
다음주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25일) 아마존(27일) 메타(26일) 등 빅테크가 1분기 실적 발표에 나섭니다. 애플은 5월 4일에 공개하고요. JP모건 트레이딩 데스크는 "빅테크들이 전년 대비 마이너스로 추정되고 있는 실적 예상치를 바꾸지 못한다면 주가가 후퇴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기술기업뿐 아닙니다. 부동산 기업도 실적이 좋지 않습니다. 맨해튼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관리 회사인 SL그린은 1분기 주당 0.63달러 손실을 냈습니다. 작년 동기 0.11달러 이익에서 적자 전환한 것입니다. 부동산 펀드를 상당수 운용하는 블랙스톤은 주당순이익 0.97달러로 예상(0.96달러)은 맞췄지만, 이는 작년 동기(1.55달러)보다는 37% 감소한 것입니다. 블랙스톤은 ”금리 인상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은행 혼란 등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금리와 사무용 건물 공실이 역사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재융자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다만 전체 부동산 포트폴리오에서 미국 사무용 건물은 2% 미만이라고 밝혔습니다.
지역은행 주가도 부진했습니다. 어제 실적을 발표한 자이언 은행(-4.89%)의 3월 말 예금 잔액은 전 분기 대비 3%,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감소했습니다. 게다가 은행은 예금 감소에 직면해 차입금이 한 분기 만에 115억 달러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주로 연방주택대부은행(FHLB)에 모기지 채권을 맡기고 빌렸습니다. 이는 수익성에 대한 우려를 불렀습니다. 트루이스트 파이낸셜(-3.77%) 키코프(-2.8%) 코메리카 뱅크(-2.7%) 등도 하락했습니다. 블룸버그는 "지역은행에 대한 좋은 소식이 있다면 더는 나쁜 서프라이즈는 없다는 것이지만, 나쁜 소식은 그들이 계속해서 예금을 조금씩 잃고 있으며 이를 유지하기 위해 더 큰 비용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KBW 지역은행 지수는 은행 혼란이 지나갔지만, 그 이전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비앙코 리서치의 짐 비앙코 설립자는 "지난 18일 세금신고 마감 이후 (세금 납부로) 재무부의 일반계좌(TGA) 현금이 1080억 달러에서 2530억 달러로 증가했다. 이는 앞으로 Fed 통계에서 은행 예금이 그만큼 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날 것이란 뜻"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아메리카 익스프레스는 주당순이익(2.40달러)이 월가 예상(2.66달러)을 밑돈 뒤 주가가 1% 내렸고, AT&T는 순이익은 예상을 웃돌았으나 가입자 증가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10% 이상 급락했습니다.
좋은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도 꽤 있습니다. 라스베이거스샌즈(+3.7%)의 매출은 1분기 21억 달러로 예상 18억 달러를 상회했고, 전년 동기(9억4300만 달러)의 두 배를 넘었습니다. 회사 측은 중국과 홍콩의 여행 및 관광 지출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주택건설업체 DR호턴(+5.6%)도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까지 S&P500 기업 중 80개가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익이 월가 추정치를 넘어선 곳은 78%, 매출이 상회한 곳은 60%로 감소했습니다. 지난주 말 기준 90%, 63%보다 상당 폭 낮아진 것입니다. PNC자산운용의 어맨다 아가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은행을 제쳐두고 다른 산업의 결과는 덜 고무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경제 지표들도 불안했습니다. 줄줄이 경기 침체 상황이거나 침체가 임박했음을 나타내는 수치가 나왔습니다.
①. 25만 건 육박하는 실업급여 청구
지난주(4월 9∼15일)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24만500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전주 대비 5000건 늘어나 2주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습니다. 월가 예상(24만 건)을 상회했습니다. 지난 1월 19만 건 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20% 가량 늘어난 것이죠. 직전주 수치도 23만9000건에서 24만 건으로 1000건 상향 수정됐습니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청구 건수는 6만1000건 급증한 187만 건으로 2021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계속 청구 건수의 증가는 실직자들이 새 일자리를 구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입니다. JP모건은 실업급여 청구 건수가 25만 건을 넘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JP모건은 "청구 건수의 상향 추세를 주시해야 한다. 향후 몇 달간 지속해서 25만 건을 넘는다면 이건 경제가 경기 침체에 빠지고 있다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언리미티드펀드의 밥 엘리엇 설립자는 "실업률이 여전히 4% 이하에 머무는 등 노동시장은 정말 뜨거웠던 작년 여름보다 냉각되고 있지만 상당히 천천히 둔화하고 있으며 은행 혼란 이후에도 급격히 둔화하는 조짐은 없다. 이런 지표가 침체 수준까지 떨어지려면 6~9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② 폭락한 필리 제조업 지수
필라델피아 연방은행(Fed)이 발표한 4월 제조업 지수는 -31.3을 기록해 예상(-19.3)이나 3월(-23.2) 수치를 크게 밑돌았습니다. 2020년 5월 이후 최저이고, 지난 11개월 중 10개월 동안 하락했습니다. 이 지수는 0을 기준으로 확장과 수축을 구분합니다. 필라델피아 연은이 담당하는 펜실베이니아와 뉴저지 일부, 델라웨어 주 지역의 제조업이 큰 폭으로 위축되고 있다는 뜻이죠. 과거 지수가 이런 수준까지 떨어지면 경기 침체가 발생했었습니다. 다만 월가에서는 세부 지수를 보면 지수가 그리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신규 수주나 배송, 고용 등은 모두 올랐습니다. 지불 가격이나 재고가 크게 하락해 지수가 급락한 것이죠. 사실 지난 17일 발표된 뉴욕 연은의 4월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 지수는 10.8로 3월 -24.6에서 큰 폭으로 뛰어오르며 플러스로 전환했었습니다. 두 지역은 붙어있는데, 제조업 경기가 천양지차로 나타난 것이죠.
③ 경기선행지수 12개월 연속 하락
콘퍼런스보드의 3월 경기선행지수는 전월보다 1.2% 내린 108.4로 발표됐습니다. 12개월 연속 하락해 2020년 11월 이후 가장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예상(-0.7%)이나 2월(-0.5%)보다 더 내린 것이죠. 콘퍼런스보드는 "경기 둔화는 향후 몇 달 안에 미국 경제 전방위에 강하게 퍼질 것"이라며 올해 중순부터 경기 침체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이 지수가 지난 12개월간 떨어진 폭은 7.8%에 달합니다. 더블라인 캐피털은 "과거 경기선행지수가 12개월간 이렇게 많이 하락한 것은 경기 침체 때나 볼 수 있었던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④ 기존주택 판매 급감
3월 기존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2.4%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2월 증가세에서 한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죠. 예상(-2.0%)보다 더 저조했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2% 감소했습니다. 매매 중간값은 전년 대비 0.9% 하락한 37만570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두 달 연속 내림세인데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전미부동산협회(NAR)의 로렌스 윤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시장은 회복을 시도하고 있지만, 모기지 금리에 매우 민감하다"고 말했습니다.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3월 첫째 주 6.45%에서 3월 말 6.85%까지 올랐습니다. 이런 지표들이 나온 뒤 침체에 대한 걱정이 커졌습니다. 다만 그리 급하게 닥치는 것은 아닐 겁니다. 바이탈 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경기 침체 논쟁은 점점 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선 '고도를 기다리며'(아무도 모르는 고도를 모두가 기다리지만 오지 않는 희곡)와 같은 대화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경제가 냉각되고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냉각'은 '붕괴'를 의미하지 않는다. 비주거용 건축, 여행, 고급 소비자 지출을 포함한 많은 강점이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 법(Chips Act)에 따른 '제조업 부활(르네상스)'도 나타나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어제 나온 Fed의 베이지북은 "최근 몇 주 동안 전반적인 경제 활동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라면서도 12곳의 지역 가운데 3곳은 성장세가 완만해졌고 2곳에서는 미래 전망이 악화했다고 지적했지요. 또 은행 혼란과 관련해 “대출 수요와 규모는 소비자 및 기업 대출에서 감소했다"라고 적었습니다. BCA리서치는 "베이지북을 보면 미국 경제가 이미 높은 금리의 타격을 느끼고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어젯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은행 총재는 3월 은행 혼란 여파로 "가계와 기업에 대한 신용여건이 약간 나빠질 가능성이 크며 이는 다시 지출에 부담을 줄 것"이라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고 통화정책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기준금리가 5% 이상으로 움직이고 통화정책이 올해 좀 더 제한적인 영역으로 이동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울프 리서치의 크리스 세니에크 전략가는 "Fed가 추가 긴축 방침을 고수한다면 광범위한 금융 여건이 계속 긴축되고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며 주식은 급락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시장에 부정적 요인을 미친 다른 이벤트도 있었습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중국 관계와 관련한 연설에서 "중국과의 관계에서 국가 안보가 가장 중요하다"라면서 "정책이 경제적 이익과 상충될 때도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연설은 예고되어오던 것으로 월가는 예상보다는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블룸버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내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전에 반도체, 인공지능(AI), 양자 컴퓨팅 등의 기술과 관련해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금지하거나 정부에 통보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이것도 경기와 기업 실적에 부정적일 것입니다.
만약 경기 침체가 온다면 주가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100년 동안 S&P500 지수는 경기 침체가 생겼을 때 그 직전에 바닥을 찍은 경우가 없습니다. 침체가 발생하면 그 이후에 저점을 만들었다는 얘기입니다. 스티펠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에선 모두 12번의 경기 침체가 있었는데, 주식 시장은 모두 경기 침체가 발생한 달부터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그전에는 지금처럼 '연착륙이냐, 경착륙이냐'를 논쟁하다가 경착륙이 확인되는 순간 하락한 것입니다. 스티펠의 베리 배니스터 전략가는 "미국 증시가 가장 강한 때인 대통령 3년 차의 10월~4월 구간이 곧 끝나간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소파이의 리즈 영 전략가는 "투자자 감정은 비관적이고 S&P500 선물 계약에 대한 포지셔닝도 지난 10년 동안 가장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시장이 무너져도 아무도 놀라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주식은 올해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였고 변동성 지수(VIX)는 크게 하락했다"라면서 "이게 폭풍 전야의 고요함인지, 아니면 지속적 상승 모멘텀인지 아무도 진정으로 답을 모른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과거 강세장이 시작됐을 때 특징과 지금 상황을 비교했습니다.
먼저 과거 상승장에서는 소형주가 랠리에 동참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소형주(러셀2000 지수)는 다른 지수에 비해 거의 상승하지 못했습니다. 경기에 민감한 소형주가 소외되어 있다는 뜻이죠. 두 번째로는 구리 대 금의 비율입니다. 경기 확장기에 구리는 금(안전자산)의 상승률을 쉽게 능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번 주가 상승이 경기 확장세에 기반한다면 그 비율은 상승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그런 일은 없습니다. 그는 "잠잠한 VIX 지수와 강력한 주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은 이런 모순된 신호에 따른 것"이라며 "지금은 단기 국채, 금, 유틸리티 및 머니마켓펀드(MMF)와 같은 상품에서 엄청나게 흥미롭지는 않지만 낮은 수익률을 즐길 때다. 이는 주식이 더 강력한 위험/보상 프리미엄을 제공할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결국, 뉴욕 증시에서 다우 지수는 0.33%, S&P500 지수는 0.6% 내렸습니다. 나스닥은 0.80% 하락했습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5bp 하락한 3.54%, 2년물 금리는 11bp 내린 하락한 4.15%를 기록했습니다. 서부텍사스원유(WTI)도 침체 걱정으로 인해 2.4% 급락해 배럴당 77.29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약 3주 만에 최저 수준입니다. 달러는 0.15% 약세를 보였고, 금은 0.6% 상승하며 다시 온스당 2000달러를 넘었습니다.
기업 실적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테슬라의 경우 최근 6번 연속 이어진 차량 가격 인하로 인해 마진이 크게 줄었습니다. 시장은 20%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총마진은 19.3%에 그쳐 전년 동기(29.1%)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환경 크레딧을 뺀 자동차 사업의 마진도 18.3%로 전년 동기(26.8%)보다 크게 하락했습니다. 게다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계속 공격적으로 가격을 낮추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머스크는 전날 콘퍼런스콜에서 '어느 수준의 수익성을 편안하게 생각하는지' 묻자 "마진이 얼마인지 말하기 어렵다"라고 답했습니다. 재커리 커크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마진 축소는 미래에 재투자할 수 있는 능력을 깎아 먹을 때만 우려의 원인이 될 것"이라며 "우리에게는 많은 여유가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월가는 줄줄이 목표주가를 낮췄습니다. 골드만삭스는 210달러에서 185달러로 떨어뜨렸고, JP모건은 '비중 축소' 의견과 함께 115달러를 제시했습니다. 기술 강세론자인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마저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습니다. 물론 215달러로 현 주가보다 높긴 하지만요. 아이브스는 "테슬라는 견고한 수요 지표와 혼합된 실적 결과를 제공했지만, ‘방안의 코끼리’는 더 낮아진 마진이다. 총마진은 19%로 월가 예상 20.7%보다 낮았고 전년 대비 대폭 하락했다. 마진은 위험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장기 수요 증가에 대한 대가로 단기 마진 하락을 감내하는 건 월가가 대부분 동의하는 전략이지만, 20% 임계 값 아래로 떨어지는 건 우려된다. 이는 투자자를 밤샘하게 만드는 민감한 문제다. 주식에 대한 명확한 부담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테슬라의 주가는 9.75% 폭락했습니다. 테슬라의 공격적 추가 가격 인하 가능성에 GM(-3.01%) 포드(-2.86%) 등 기존 자동차 업체 주가도 동반 하락했습니다. TSMC와 노키아, 램리서치, ASML, 시게이트 등은 실적 경고를 내놓았습니다. 실적이 예상을 상회한 TSMC는 "2분기에 사업 사이클의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라면서도 "PC와 스마트폰 시장은 현재 계속 부진하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2분기 매출을 152억~160억 달러로 전망했는데, 이는 애널리스트 평균인 161억 달러보다 낮은 것입니다. 램리서치도 지난 분기 매출과 이익이 예상을 넘었지만, 이번 분기 실적은 좋지 않으리라 전망했습니다. 미국 정부의 대중 수출 제한과 반도체 수요 둔화에 따른 것입니다. 그런데도 오늘 TSMC(+2.36%) 램리서치(+7.23%) ASML(+1.60%) 등 반도체 장비 주는 폭등했습니다. 곧 업황이 바닥을 지나갈 것이란 TSMC 측 전망에 더 큰 기대가 실린 덕분입니다. 반면 엔비디아, 웨스턴 디지털, 온세미컨덕터 등은 3~4%씩 하락했습니다. 전날 실적이나 가이던스를 내놓았던 기술서비스 기업인 CDW, F5 등도 기업 지출이 감소하고 있다고 경고했었습니다. 기술기업 등을 상대로 클라우드 컴퓨팅, 사이버보안, 데이터센터 최적화 등 솔루션을 제공하는 CDW는 "1분기는 불확실성이 심화하면서 고객들이 더욱 신중하게 지출했다. 수요 위축으로 1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았다. 가장 큰 기업 고객과 제품 전체에서 물량 감소가 컸다”라고 밝혔습니다. 통신장비업체 에릭슨, 인도의 IT아웃소싱 기업인 인포시스의 실적도 부진했지요.
다음주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25일) 아마존(27일) 메타(26일) 등 빅테크가 1분기 실적 발표에 나섭니다. 애플은 5월 4일에 공개하고요. JP모건 트레이딩 데스크는 "빅테크들이 전년 대비 마이너스로 추정되고 있는 실적 예상치를 바꾸지 못한다면 주가가 후퇴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기술기업뿐 아닙니다. 부동산 기업도 실적이 좋지 않습니다. 맨해튼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관리 회사인 SL그린은 1분기 주당 0.63달러 손실을 냈습니다. 작년 동기 0.11달러 이익에서 적자 전환한 것입니다. 부동산 펀드를 상당수 운용하는 블랙스톤은 주당순이익 0.97달러로 예상(0.96달러)은 맞췄지만, 이는 작년 동기(1.55달러)보다는 37% 감소한 것입니다. 블랙스톤은 ”금리 인상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은행 혼란 등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금리와 사무용 건물 공실이 역사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재융자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다만 전체 부동산 포트폴리오에서 미국 사무용 건물은 2% 미만이라고 밝혔습니다.
지역은행 주가도 부진했습니다. 어제 실적을 발표한 자이언 은행(-4.89%)의 3월 말 예금 잔액은 전 분기 대비 3%,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감소했습니다. 게다가 은행은 예금 감소에 직면해 차입금이 한 분기 만에 115억 달러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주로 연방주택대부은행(FHLB)에 모기지 채권을 맡기고 빌렸습니다. 이는 수익성에 대한 우려를 불렀습니다. 트루이스트 파이낸셜(-3.77%) 키코프(-2.8%) 코메리카 뱅크(-2.7%) 등도 하락했습니다. 블룸버그는 "지역은행에 대한 좋은 소식이 있다면 더는 나쁜 서프라이즈는 없다는 것이지만, 나쁜 소식은 그들이 계속해서 예금을 조금씩 잃고 있으며 이를 유지하기 위해 더 큰 비용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KBW 지역은행 지수는 은행 혼란이 지나갔지만, 그 이전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비앙코 리서치의 짐 비앙코 설립자는 "지난 18일 세금신고 마감 이후 (세금 납부로) 재무부의 일반계좌(TGA) 현금이 1080억 달러에서 2530억 달러로 증가했다. 이는 앞으로 Fed 통계에서 은행 예금이 그만큼 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날 것이란 뜻"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아메리카 익스프레스는 주당순이익(2.40달러)이 월가 예상(2.66달러)을 밑돈 뒤 주가가 1% 내렸고, AT&T는 순이익은 예상을 웃돌았으나 가입자 증가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10% 이상 급락했습니다.
좋은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도 꽤 있습니다. 라스베이거스샌즈(+3.7%)의 매출은 1분기 21억 달러로 예상 18억 달러를 상회했고, 전년 동기(9억4300만 달러)의 두 배를 넘었습니다. 회사 측은 중국과 홍콩의 여행 및 관광 지출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주택건설업체 DR호턴(+5.6%)도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까지 S&P500 기업 중 80개가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익이 월가 추정치를 넘어선 곳은 78%, 매출이 상회한 곳은 60%로 감소했습니다. 지난주 말 기준 90%, 63%보다 상당 폭 낮아진 것입니다. PNC자산운용의 어맨다 아가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은행을 제쳐두고 다른 산업의 결과는 덜 고무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경제 지표들도 불안했습니다. 줄줄이 경기 침체 상황이거나 침체가 임박했음을 나타내는 수치가 나왔습니다.
①. 25만 건 육박하는 실업급여 청구
지난주(4월 9∼15일)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24만500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전주 대비 5000건 늘어나 2주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습니다. 월가 예상(24만 건)을 상회했습니다. 지난 1월 19만 건 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20% 가량 늘어난 것이죠. 직전주 수치도 23만9000건에서 24만 건으로 1000건 상향 수정됐습니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청구 건수는 6만1000건 급증한 187만 건으로 2021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계속 청구 건수의 증가는 실직자들이 새 일자리를 구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입니다. JP모건은 실업급여 청구 건수가 25만 건을 넘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JP모건은 "청구 건수의 상향 추세를 주시해야 한다. 향후 몇 달간 지속해서 25만 건을 넘는다면 이건 경제가 경기 침체에 빠지고 있다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언리미티드펀드의 밥 엘리엇 설립자는 "실업률이 여전히 4% 이하에 머무는 등 노동시장은 정말 뜨거웠던 작년 여름보다 냉각되고 있지만 상당히 천천히 둔화하고 있으며 은행 혼란 이후에도 급격히 둔화하는 조짐은 없다. 이런 지표가 침체 수준까지 떨어지려면 6~9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② 폭락한 필리 제조업 지수
필라델피아 연방은행(Fed)이 발표한 4월 제조업 지수는 -31.3을 기록해 예상(-19.3)이나 3월(-23.2) 수치를 크게 밑돌았습니다. 2020년 5월 이후 최저이고, 지난 11개월 중 10개월 동안 하락했습니다. 이 지수는 0을 기준으로 확장과 수축을 구분합니다. 필라델피아 연은이 담당하는 펜실베이니아와 뉴저지 일부, 델라웨어 주 지역의 제조업이 큰 폭으로 위축되고 있다는 뜻이죠. 과거 지수가 이런 수준까지 떨어지면 경기 침체가 발생했었습니다. 다만 월가에서는 세부 지수를 보면 지수가 그리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신규 수주나 배송, 고용 등은 모두 올랐습니다. 지불 가격이나 재고가 크게 하락해 지수가 급락한 것이죠. 사실 지난 17일 발표된 뉴욕 연은의 4월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 지수는 10.8로 3월 -24.6에서 큰 폭으로 뛰어오르며 플러스로 전환했었습니다. 두 지역은 붙어있는데, 제조업 경기가 천양지차로 나타난 것이죠.
③ 경기선행지수 12개월 연속 하락
콘퍼런스보드의 3월 경기선행지수는 전월보다 1.2% 내린 108.4로 발표됐습니다. 12개월 연속 하락해 2020년 11월 이후 가장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예상(-0.7%)이나 2월(-0.5%)보다 더 내린 것이죠. 콘퍼런스보드는 "경기 둔화는 향후 몇 달 안에 미국 경제 전방위에 강하게 퍼질 것"이라며 올해 중순부터 경기 침체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이 지수가 지난 12개월간 떨어진 폭은 7.8%에 달합니다. 더블라인 캐피털은 "과거 경기선행지수가 12개월간 이렇게 많이 하락한 것은 경기 침체 때나 볼 수 있었던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④ 기존주택 판매 급감
3월 기존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2.4%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2월 증가세에서 한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죠. 예상(-2.0%)보다 더 저조했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2% 감소했습니다. 매매 중간값은 전년 대비 0.9% 하락한 37만570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두 달 연속 내림세인데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전미부동산협회(NAR)의 로렌스 윤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시장은 회복을 시도하고 있지만, 모기지 금리에 매우 민감하다"고 말했습니다.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3월 첫째 주 6.45%에서 3월 말 6.85%까지 올랐습니다. 이런 지표들이 나온 뒤 침체에 대한 걱정이 커졌습니다. 다만 그리 급하게 닥치는 것은 아닐 겁니다. 바이탈 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경기 침체 논쟁은 점점 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선 '고도를 기다리며'(아무도 모르는 고도를 모두가 기다리지만 오지 않는 희곡)와 같은 대화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경제가 냉각되고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냉각'은 '붕괴'를 의미하지 않는다. 비주거용 건축, 여행, 고급 소비자 지출을 포함한 많은 강점이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 법(Chips Act)에 따른 '제조업 부활(르네상스)'도 나타나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어제 나온 Fed의 베이지북은 "최근 몇 주 동안 전반적인 경제 활동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라면서도 12곳의 지역 가운데 3곳은 성장세가 완만해졌고 2곳에서는 미래 전망이 악화했다고 지적했지요. 또 은행 혼란과 관련해 “대출 수요와 규모는 소비자 및 기업 대출에서 감소했다"라고 적었습니다. BCA리서치는 "베이지북을 보면 미국 경제가 이미 높은 금리의 타격을 느끼고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어젯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은행 총재는 3월 은행 혼란 여파로 "가계와 기업에 대한 신용여건이 약간 나빠질 가능성이 크며 이는 다시 지출에 부담을 줄 것"이라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고 통화정책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기준금리가 5% 이상으로 움직이고 통화정책이 올해 좀 더 제한적인 영역으로 이동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울프 리서치의 크리스 세니에크 전략가는 "Fed가 추가 긴축 방침을 고수한다면 광범위한 금융 여건이 계속 긴축되고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며 주식은 급락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시장에 부정적 요인을 미친 다른 이벤트도 있었습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중국 관계와 관련한 연설에서 "중국과의 관계에서 국가 안보가 가장 중요하다"라면서 "정책이 경제적 이익과 상충될 때도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연설은 예고되어오던 것으로 월가는 예상보다는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블룸버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내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전에 반도체, 인공지능(AI), 양자 컴퓨팅 등의 기술과 관련해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금지하거나 정부에 통보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이것도 경기와 기업 실적에 부정적일 것입니다.
만약 경기 침체가 온다면 주가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100년 동안 S&P500 지수는 경기 침체가 생겼을 때 그 직전에 바닥을 찍은 경우가 없습니다. 침체가 발생하면 그 이후에 저점을 만들었다는 얘기입니다. 스티펠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에선 모두 12번의 경기 침체가 있었는데, 주식 시장은 모두 경기 침체가 발생한 달부터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그전에는 지금처럼 '연착륙이냐, 경착륙이냐'를 논쟁하다가 경착륙이 확인되는 순간 하락한 것입니다. 스티펠의 베리 배니스터 전략가는 "미국 증시가 가장 강한 때인 대통령 3년 차의 10월~4월 구간이 곧 끝나간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소파이의 리즈 영 전략가는 "투자자 감정은 비관적이고 S&P500 선물 계약에 대한 포지셔닝도 지난 10년 동안 가장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시장이 무너져도 아무도 놀라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주식은 올해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였고 변동성 지수(VIX)는 크게 하락했다"라면서 "이게 폭풍 전야의 고요함인지, 아니면 지속적 상승 모멘텀인지 아무도 진정으로 답을 모른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과거 강세장이 시작됐을 때 특징과 지금 상황을 비교했습니다.
먼저 과거 상승장에서는 소형주가 랠리에 동참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소형주(러셀2000 지수)는 다른 지수에 비해 거의 상승하지 못했습니다. 경기에 민감한 소형주가 소외되어 있다는 뜻이죠. 두 번째로는 구리 대 금의 비율입니다. 경기 확장기에 구리는 금(안전자산)의 상승률을 쉽게 능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번 주가 상승이 경기 확장세에 기반한다면 그 비율은 상승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그런 일은 없습니다. 그는 "잠잠한 VIX 지수와 강력한 주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은 이런 모순된 신호에 따른 것"이라며 "지금은 단기 국채, 금, 유틸리티 및 머니마켓펀드(MMF)와 같은 상품에서 엄청나게 흥미롭지는 않지만 낮은 수익률을 즐길 때다. 이는 주식이 더 강력한 위험/보상 프리미엄을 제공할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