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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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더위에 카페가 붐비고 있다. 실내 '노마스크'로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분위기가 강화된 가운데 더위까지 빨리 찾아오면서 음료 수요는 더 늘었다. 이에 카페, 음식점 등에 식음료 소재를 공급하는 흥국에프엔비의 실적이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주가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21일 오전 10시 41분 현재 흥국에프엔비는 전일 대비 5원(0.19%) 오른 2595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종가는 2590원이다. 올해 들어선(1월 2일~4월 20일) 3% 감소했다. 이 기간 코스닥지수는 30.39%이나 올랐는데 흥국에프엔비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업계 안팎에서는 수출보단 내수에 기반한 매출 구조가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년간 준비해 온 중국 시장 판매가 올해 본격화되는 게 주가 반등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주가 하락 실적이 문제?

흥국에프엔비의 실적은 지난 3년간(2020~2022년) 꾸준히 상승했다. 지난해 연결 매출은 973억원으로 2년 전인 2020년(504억원)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20년 25억원에서 2022년 105억원으로 4배가량 뛰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연결 매출은 1130억원, 영업이익은 127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16.2%, 영업이익은 20.9%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흥국에프엔비는 스타벅스, 이디야 등에 식음료를 공급하는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이다. 주력 제품은 과일농축액, 과일·채소주스, 스무디와 같은 음료베이스다. 작년 기준 과일농축액 매출 비중이 39.4%로 가장 높았다. 컬리와 쿠팡 등 이커머스 채널에도 제품을 납품에 쿠팡·컬리 관련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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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료 업종이 원가 부담 등 영향에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내수 의존도가 큰 게 주가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내수 만으로는 시장 파이를 키우기 한계가 있어서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작년 한국 인구는 12만3800명 감소했다. 출생아는 24만9000명인데 비해 사망자 수가 37만2800명을 기록하면서다. 인구 자연증가 규모는 2020년 첫 감소 후 3년 연속 줄어들고 있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인구가 감소하는 내수 시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내수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의 디레이팅(de-rating, 주가수익비율 하락)이 지속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내수 의존도가 높은 한국 음식료 기업들의 돌파구는 해외 매출 확대 혹은 사업 확장"이라며 "해외 혹은 신사업으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기업들의 리레이팅(re-rating, 재평가)으로 기업 간 기업가치 격차가 심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수출이 관건"

주가 반등의 키는 수출이라는 분석이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식음료 업체들의 주가를 견인한 건 수출이었다"며 "실적만으로는 주가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수출 성과가 좋다고 하면 주가 상승의 모멘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전했다. 작년 기준 전체 매출 가운데 수출 비중은 2.3%에 그쳤다. 수출은 2021년 인수한 테일러팜스 비중이 99% 이상으로 도맡고 있다.

중국 시장이 관건이란 설명이다. 흥국에프엔비는 그간 준비해온 중국 진출을 본격화한다. 특히 테일러팜스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테일러팜스는 푸룬으로 유명한 건과일 자연주스 기업이다. 김태현 연구원은 "테일러팜스가 중국 내에서 인지도가 꽤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중국에서 테일러팜스의 '딥워터' 판매를 준비 중이다.

흥국에프엔비 관계자는 "이미 제품은 수출돼 있으며 이를 팔기 위한 거래처 선정이 곧 완료돼 오는 5~6월께 중국 내에서 딥워터 판매가 가능해지면 매출 또한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진출 계획도 있다. 회사 관계자는 "테일러팜스는 미국 테일러브라더스팜스코리아 법인으로 2004년 설립됐다. 당시엔 완제품을 수입해서 유통만 했다면 2011년 테일러팜스로 상호를 변경하고 부산공장을 오픈했다"며 "아시아 지역 판권이 발생해 러시아 지역까지 수출이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시장 성공이 우선이며, 그 다음 목표가 러시아 진출이다. 계획일뿐 사업이 가시화된 단계는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