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기밀 문건…"바그너, 벨라루스와 시리아서 무기 조달"
"러 용병 바그너그룹, 올초 중국에 무기제공 요구했다 거절당해"
우크라이나 전쟁 최전선에 투입된 러시아 민간 용병 바그너그룹이 올 초 중국에 무기 제공을 요청했다 거절당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1일(현지시간) 미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유출된 미국 정부의 기밀 문건에서 이 같은 내용이 추가로 드러났다.

기밀 문건에는 "바그너그룹이 올해 초 중국으로부터 군수품과 군장비를 지원받으려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중국은 바그너그룹에 시험용 무기는 물론 어떠한 무기도 보내지 않았고, 무기 인도와 관련해 바그너와 연락도 하지 않았다고 문건에 적혔다.

중국은 그간 서방의 대러 제재에 참여하지 않고 오히려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 등을 적극 수입하며 러시아의 편을 들었다.

서방 일각에선 중국이 전쟁에서 고전 중인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으나 중국은 이를 부인해 왔다.

그러나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를 국빈 방문했을 때 러시아 방산업계 고위 관계자들이 회담장에 모습을 드러냈고, 최근에는 중국 국방부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평화의 수호자로 칭송하는 등 군사지원 가능성이 커지는 양상이다.

앞서 공개된 미국 기밀 문건에서는 중국이 올해 초 러시아에 살상 무기를 비밀리에 제공하기로 동의까지 했으나 실제로 공급하지는 않았다는 정황도 언급된 바 있다.

이번에 보도된 문건에는 바그너그룹이 러시아의 우방인 벨라루스와 시리아로부터 무기를 구했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문건에 따르면 벨라루스는 "공급하기로 약속한 무기를 1월 초까지 50% 인도했고, 수류탄 발사기 30만대를 제공하겠다"고 언급했다.

또한 바그너그룹은 시리아로부터 수류탄 발사기 6대와 수류탄 180개를 사들인 것으로 문건에 적혀 있다.

또 문건에는 무기 지원과 관련해 바그너그룹과 튀르키예 간의 접촉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있다.

바그너그룹 측은 무인기와 전자전시스템, 대포병시스템, 포병대 등을 구하기 위해 튀르키예를 찾았으나, 튀르키예 연락책은 바그너 측에 일부 장비는 제공하기 힘들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문건은 밝혔다.

이 밖에 바그너가 아프리카 말리 대통령의 승인을 받고 튀르키예에 무기 지원을 요청했다는 정보와, 군수품 부족으로 야기된 러시아군과 바그너 간의 갈등과 관련된 미국의 분석 등도 확인할 수 있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