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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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영처럼 도톰하게 해주세요."

얼마 전 직장인 박모 씨(27)는 요즘 유행하는 '입술 필러' 시술을 위해 찾은 서울 강남 압구정의 한 성형외과에서 이같이 말했다. 인기 아이돌 아이브 멤버 장원영의 생기있고 볼륨감 있는 입술을 따라하고 싶어서다. 마스크를 벗은 얼굴에 변화를 주고 싶었던 이유도 있었다.

박모 씨는 "최근 인스타그램만 봐도 예쁘다 하는 인플루언서들을 보면 다 입술이 도톰하고 볼륨감 있다"며 "그게 매력적이라는 생각을 들었고, 유튜브에도 입술 필러 시술을 받았다며 만족하는 이들이 많길래 바로 성형외과를 찾았다"고 말했다.

21일 의료업계에 따르면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이 공식적으로 해제되면서 마스크에 가려졌던 입술이나 입꼬리에 대한 필러 시술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다. 최근 '볼륨감이 있는 입술'이 20~30대 여성들 사이에서 트렌드라는 말도 나올 정도다.

입술 모양은 사람의 인상을 결정하는 데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위 중 하나로도 알려져 있다. 다만 화장품만으로는 입술 모양을 교정하는 데 한계가 있는 탓에, 미용 목적의 시술에 해당하는 '입술 필러'를 맞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입술 필러'는 인체에 체내 흡수가 용이한 히알루론산 성분의 약물을 소량 주입하는 미용 시술을 뜻한다. 얇고 빈약한 입술에 볼륨감을 줘서 도톰하고 생기있게 만드는 데다, 전반적으로 입체감 있는 얼굴을 연출하게 해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필러의 경우 시술 이후 효과가 바로 나타나고, 별다른 회복 기간 없이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에 최근 들어 학교, 직장 등으로 바쁜 젊은 여성들 사이 부쩍 인기를 끄는 추세다.

다만 입술 필러는 부작용이 많은 미용 시술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얼마 전 미국에 거주하는 한 인플루언서 여성 A씨(27)가 한 성형외과에서 입술 필러 시술을 받은 뒤 입술이 '오리 입'처럼 부풀어 오르는 부작용을 앓았다고 뉴욕포스트(NYT)가 전했다.

A씨는 27세인 지금까지 총 6번 입술 필러 시술받았으나, 부작용을 보인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부작용이 나타난 다음 날에도 입술이 원상태로 돌아오지 않아, 필러를 녹이기 위해 재시술받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입술 필러 시술 전 미용 시술의 부작용을 충분히 인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입술 필러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입술 통증과 부기가 있는데, 심하면 부종 등으로 얼굴 변형이나 궤양, 피부 괴사의 위험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입술 필러는 약물을 조금만 투입해도 얼굴 전체의 이미지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입술 상태가 어떤지 꼼꼼히 체크하고 개인별 이미지에 맞는 입술 디자인 계획 후 시술 여부를 결정할 것을 전문가들은 권고하고 있다.

또한 호주 치료용품관리국(TGA)은 "부작용은 필러 제품(의 성분 등)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며 "시술할 때 전문가가 자격증은 있는지, 충분한 수술 경험이 있는지 등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전문가들에 따르면 병원에서 입술 필러에 특화된 얇은 마이크로 나노 바늘을 사용하는지, 입술 구조에 대해 이해도가 높고 경험이 풍부한 의료인이 직접 시술하는지 등을 잘 따져보고 받는 것이 좋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