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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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지난 2월 공개한 인공지능(AI) 챗봇 '바드(Bard)'가 국내에 상륙했다. 아직 정식 버전은 출시되지 않았지만, 지난달 중순부터 미국·영국 등 일부 이용자들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에 들어갔다. '챗GPT 대항마'로 등장한 바드의 성능을 시험해보기 위해 직접 써봤다.

사용방법은 간단하다. 바드 웹사이트에 접속해 시범 서비스 대기 신청을 하면 바드 체험을 할 수 있는 링크가 이메일로 전달된다. 이 링크를 누르면 즉각 바드 시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구글은 시범 서비스인 만큼 "항상 올바른 답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단서를 달았다.

같은 질문 했는데 돌아온 대답 달랐다

사진=바드 캡처
사진=바드 캡처
22일 기자는 AI 챗봇 '바드'에게 "현재 한국의 대통령은 누군가?"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수초 만에 바드는 "현재 한국의 대통령은 윤석열"이라며 "그는 지난해 5월10일 취임했다. 그는 국민의힘 당원으로, 지난해 대선에서 48.5%의 근소한 득표율로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제쳤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해당 데이터의 출처로 보이는 위키피디아 링크를 하단에 실었다. 위키피디아는 사용자 참여형 온라인 백과사전이다.

같은 질문을 챗GPT에 던져봤다. 하지만 챗GPT는 "제가 알기로는 2021년 9월 현재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문재인"이라며 "그 이후로 변화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 나의 언어모델로는 실시간 정보나 이슈에 대해 접근할 수 없다"고 했다.

두 챗봇의 가장 큰 차이점은 실시간 데이터 반영 여부였다. 챗GPT는 2021년까지의 데이터만 학습해 실시간 데이터 반영이 불가능하고 답변시 별도 출처 표기를 하지 않았다. 스스로 인터넷을 하거나 외부 링크에도 접근할 수 없어 제한된 답변만 받아볼 수 있었다.

전문적 지식에 대해서도 물었다. 두 AI 챗봇에 "배달이 나거나 체했을 때는 어떤 약을 먹어야하나"라고 묻자 챗GPT는 △제산제 △프로바이오틱스 △메스꺼움 방지제 △페퍼민트 오일 등을 추천했다. 바드는 △제산제 △H2 차단제 △양성자 펌프 억제제(PPI) △지사제 △시메티콘을 추천한 뒤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 메스꺼움과 구토 완화에 효과적인 생강과 박하, 부드러운 음식, 유산균 등을 권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라고 했다. 아울러 "임신 중이거나 모유 수유 중인 경우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답변 역시 총 3가지 버전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었다. 챗GPT보다는 바드가 더 구체적이고 다양한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이어 "어버이날 부모님께 드릴 감동적인 시 한 편 써줘"라고 명령하자 챗GPT는 무려 5.7매에 달하는 분량의 시를 선보였고, 바드는 2.5매의 짧은 시를 써냈다. 챗GPT는 "당신의 사랑으로 내가 성장할 수 있었다" "사랑과 희생에 감사하다"는 내용이 들어간 반면, 바드는 "부모님의 사랑은 따뜻한 이불, 끝이 없는 강"이라며 "인내심은 마르지 않는 우물과도 같다. 어버이날을 축하합니다!" 등의 비유가 들어간 창작물이 나왔다.
사진=챗GPT 캡처
사진=챗GPT 캡처
사진=바드 캡처
사진=바드 캡처
"파이썬(프로그래밍 언어)으로 점심 메뉴 추첨 프로그램 만들어줘"라고 하자 챗GPT는 햄버거, 피자, 스시, 타코, 샌드위치 메뉴를 추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냈다. 바드 역시 피자, 햄버거, 샐러드, 샌드위치, 수프로 구성된 유사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이 결과물을 본 한 국내 개발자는 "양쪽 결과물은 비슷한 수준"이라고 평했다.

"실시간 정보 반영" 차이…바드, 구글 검색엔진 활용


결과적으로 챗GPT와 바드는 실시간 데이터를 반영하느냐 여부가 가장 큰 차이점으로 보인다.

구글 관계자는 "바드는 구글 검색 엔진을 활용하기 때문에 최신 데이터에 대한 답변이 가능하다"며 "특정 시점까지 훈련이 돼 있더라도 그 이후의 데이터, 예컨대 당장 '내일 서울의 날씨' 등과 같은 실시간 정보에 대한 답변을 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성형 AI 챗봇 열풍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오픈AI가 내놓은 챗GPT 사용자는 올해 1월 이미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1억명을 돌파했다. 오픈AI는 지난달 대규모 언어 모델(LLM) 최신 버전인 GPT-4를 내놨다. 기존 텍스트에 이어 이미지에 대한 답변까지 가능해지는 등 서비스가 고도화되고 있다. 이에 질세라 최근 구글 역시 인공지능(AI) 조직 딥마인드와 브레인을 통합해 AI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각 한국형 AI 챗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달 한국형 챗GPT '다음(ddmm)'의 오픈베타(시범) 서비스를 선보이고 현재 개선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네이버는 오는 7월 자체 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적용한 '서치GPT'를 출시할 계획이다.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는 챗GPT와 결합한 '아숙업(AskUp)'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는 초거대 AI를 포함한 전세계 AI시장 규모가 2024년 5543억달러(약 737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아마존과 메타 등 다른 빅테크도 자체 언어모델과 생성 AI 플랫폼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앞으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수프 메흐디 마이크로소프트(MS) 부사장이 지난 2월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MS 본사에서 인공지능(AI) 챗봇을 장착한 새 검색엔진 '빙'(Bing)을 소개하는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수프 메흐디 마이크로소프트(MS) 부사장이 지난 2월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MS 본사에서 인공지능(AI) 챗봇을 장착한 새 검색엔진 '빙'(Bing)을 소개하는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