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한국시간) 개막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셰브런 챔피언십(총상금 510만달러)은 지난해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CC에서 열렸다. 이 대회에는 우승자가 18번홀 그린 옆 호수에 뛰어드는 전통이 있었다. 1988년 우승자 에이미 앨콧이 즉흥적으로 시작한 게 30년 넘게 이어졌다. 우승자는 ‘호수의 여인’으로도 불린다.

스폰서가 지금의 셰브런으로 바뀌면서 대회장을 지금의 텍사스주 더 클럽 앳 칼턴 우즈로 옮겼다. 그래서 ‘연못 세리머니’의 전통이 끊길 것으로 봤지만, 주최 측이 이 골프장 18번홀 페어웨이 옆에 있는 자연 연못을 큰돈을 들여 보수하면서 전통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잠수부를 동원해 콘크리트 구조물 등 바닥의 위험물을 제거했고, 주변에는 그물을 쳐 야생동물의 접근을 막았다.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수심은 약 1.5m로 낮췄다.

골프대회 대행업계 관계자는 “기억에 남는 우승자 세리머니는 대회를 알리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사람들이 쉽게 대회를 인식하고 기억하게 하는 데도 효과적”이라며 “셰브런도 전통을 깨는 것보다 유지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여자골프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은 우승자 세리머니에 진심인 대회다. 대회 우승자가 결정되는 순간 하늘에서 낙하산을 탄 스카이다이버가 우승자 국가의 국기를 들고 내려와 챔피언에게 건네주는 세리머니를 매년 한다. 우승자는 국기를 두르고 우승 세리머니를 한다. 글로벌 스포츠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중계 카메라에는 자연스레 알프스 산맥 풍경이 배경으로 담긴다”며 “스폰서인 에비앙이 이곳에서 나오는 깨끗한 물을 담아 소비자에게 판매한다는 이미지를 은연중에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메이저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은 우승컵 모양의 컵에 맥주를 가득 따라 우승자에게 건네는 전통이 있다. 해마다 우승자는 ‘원샷’에 도전해 ‘원샷 세리머니’로도 불린다.

제주개발공사가 후원하는 KLPGA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는 삼다수 홍보를 위해 우승자에게 ‘물허벅’에 물을 담아 뿌리는 전통이 있다. 제주삼다수 마스터스가 더운 8월에 열리기 때문에 선수들의 반응도 좋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