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 다섯 번째)이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그니엘서울에서 열린 ‘2023 롯데 어워즈’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롯데칠성음료 소주BM팀 직원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롯데지주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 다섯 번째)이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그니엘서울에서 열린 ‘2023 롯데 어워즈’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롯데칠성음료 소주BM팀 직원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롯데지주 제공
재계 5위 롯데그룹에 지난해는 녹록지 않은 한 해였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이 대규모 영업손실(7626억원)을 냈다.

롯데건설은 레고랜드발(發) 자금 경색에 시달렸다. 유통·식품 계열사가 비교적 선전했지만, 이들도 작년 4분기 이후 내수경기가 악화하면서 긴장의 끈을 놓기 어려운 환경이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롯데의 저력을 확인할 성과도 있었다. 소주시장에서 돌풍을 불러일으킨 롯데칠성음료의 ‘제로(0) 슈거’ 소주 ‘새로’와 코로나19 이후 한동안 잊힌 오프라인 쇼핑의 매력을 소비자들에게 일깨운 롯데마트의 와인 전문 매장 ‘보틀벙커’ 등이 대표적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시그니엘에서 열린 ‘2023 롯데 어워즈’ 시상식에서 대내외적인 어려운 여건에도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 계열사 임직원을 선정해 시상했다.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지난해 많은 변화를 경험하고 때론 어려움을 겪었지만 혁신적인 도전으로 새로운 시장을 찾아냈고 브랜드 가치도 한층 더 높였다”고 밝혔다. 그는 “임직원 모두가 보여준 업적이 (롯데그룹의) 이로운 미래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 어워즈 시상식은 2021년 제정돼 올해로 3회째다. 대상은 작년 9월 제로 슈거 소주 새로를 선보인 롯데칠성음료 소주BM(브랜드매니지먼트)팀이 받았다. 새로는 출시 7개월여 만인 지난 18일 누적 판매 1억 병(병당 360mL)을 돌파했다. 한국 성인 인구 4300여만 명이 7개월간 인당 2.3병씩 마신 셈이다. 이 같은 판매 속도는 출시 당시 롯데칠성이 세운 목표보다 6개월가량 빠른 것이다.

롯데칠성은 소주시장에서 정체된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해 ‘주종(酒種)만 빼고 바꿀 수 있는 건 다 바꾸자’는 기치로 신제품 개발에 주력했다. 롯데칠성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확산하는 ‘헬시 플레저’(즐겁게 하는 건강 관리) 트렌드에 맞춰 제로 슈거 레시피를 개발했다.

하나증권은 올해 새로 연매출이 회사 목표대로 1300억원까지 늘면 5%포인트 안팎의 추가 시장점유율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15% 수준인 점유율을 20%까지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최우수상은 롯데마트, 롯데웰푸드, 롯데홈쇼핑, 롯데케미칼, 롯데물산 등이 받았다. 영업·마케팅 부문에서 수상한 롯데마트 보틀벙커팀은 보틀벙커를 열어 와인 큐레이션 시장을 새로 개척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보틀벙커는 ‘벙커’를 모티브로 한 매장 공간에서 최고급 와인부터 가성비 높은 와인에 이르기까지 4000여 종의 와인을 판매한다. 2021년 12월 서울 제타플렉스점에 국내 최대 규모(1322㎡) 매장을 처음으로 연 데 이어 경남 창원시에 2호점, 광주 서구에 3호점을 잇달아 오픈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보틀벙커가 입점한 점포는 주류 매출이 전년 대비 5~6배씩 늘었다”고 말했다.

대상 및 최우수상 수상팀에는 각각 5000만원, 3000만원의 상금과 트로피가 주어졌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