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출이 1년 전보다 11% 감소했다. 지금 추세라면 이달까지 7개월 연속으로 수출이 뒷걸음질 치고,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속절없이 흔들리고 있다.

21일 관세청의 수출입동향 발표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323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수출은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감소했는데, 이달에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39.3% 급감했다. 반도체는 한국 수출의 약 5분의 1을 차지한다. 석유제품(-25.3%), 무선통신기기(-25.4%)도 20% 넘게 수출이 감소했다. 승용차(58.1%)와 선박(101.9%) 수출은 호조지만 전체 흐름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지역별로 보면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6.8% 감소했다. 베트남(-30.5%), 일본(-18.3%)으로의 수출도 급감했다. 그나마 미국(1.4%)과 유럽연합(13.9%) 수출이 늘었다.

이달 1~20일 수입은 11.8% 감소한 365억9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41억39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금 추세라면 이달까지 14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유력하다. 올 들어 누적 무역적자는 265억84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95억400만달러)의 세 배에 육박한다.

대중 무역수지는 19억9600만달러 적자를 썼다. 전체 무역수지 적자(41억3900만달러)의 약 48%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국은 작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대중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세계 수출시장에서 한국의 비중이 줄고 있다. 세계무역기구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이 비중은 2.7%였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2.6%) 후 최저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