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32)가 몬테네그로에서 구금된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

21일 몬테네그로 일간지 비예스티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법원은 이날 검찰 청구를 받아들여 권 대표와 측근인 한모씨의 구금 기간을 연장했다. 포드고리차 지방검찰청은 전날 권 대표 등 두 명을 여권 위조 혐의로 기소하면서 구금 연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피고인들에 대한 인터폴 적색수배가 발부된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들이 몬테네그로를 이탈할 경우 형사소송 진행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이와 함께 이들에 대한 재판이 오는 5월 11일 열린다고 발표했다.

50조원이 넘는 피해를 일으킨 권 대표는 도주 11개월 만인 지난달 23일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체포됐다. 세르비아에 숨어 있던 그는 수사망을 피해 몬테네그로에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검거됐다. 현지 경찰은 그가 위조된 여권을 소지한 것을 확인했다.

한국과 미국은 몬테네그로 당국에 권 대표의 범죄인 인도를 청구하며 신병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가 몬테네그로에서 재판받게 된 만큼 송환 시점은 더욱 늦춰질 전망이다. 마르코 코바치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권도형이 몬테네그로에서 형을 선고받으면 형기를 복역해야만 인도를 요청한 국가로 넘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