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거리 육상 스타, 22일 런던마라톤서 첫 풀코스 완주 도전
시판 하산 "대체 왜 마라톤 도전을 선언했을까, 후회도 하죠"
올림픽과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중거리 1,500m, 장거리 5,000m·10,000m에서 모두 메달을 따내며 세계를 놀라게 한 시판 하산(30·네덜란드)이 마라톤 데뷔를 앞두고 특유의 유머를 섞어 '두려움'을 내비쳤다.

하산은 런던마라톤을 하루 앞둔 22일(한국시간)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너무 긴장한 상태다.

아침에 눈을 뜬 뒤 '대체 왜 마라톤에 도전하기로 한 거야'라고 나를 질책하는 날도 있다"며 "솔직히 난 마라톤이 두렵다.

완주도 장담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하산은 2019년 도하 세계육상선수권에서 여자 1,500m와 10,000m에서 모두 우승하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세계육상선수권에서 동일인이 중거리 1,500m와 10,000m를 석권한 건, 사상 초유의 사건이었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여자 5,000m와 10,000m 금메달, 1,500m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하산은 도쿄올림픽 일정을 마치고 "너무 힘들다.

세 종목에 모두 출전하기로 한 내 선택을 후회한다"고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러나 그는 중거리 1,500m와 장거리 5,000m, 10,000m에서 동시에 메달을 획득하는 올림픽 육상 역사상 최초 기록을 만들었다.

육상에서 중거리 1,500m와 장거리 5,000m, 10,000m는 '완전히 다른 종목'이다.

하산은 중거리와 장거리에서 모두 세계 최정상급 기록을 만들며 '신인류'라고 불렸다.

시판 하산 "대체 왜 마라톤 도전을 선언했을까, 후회도 하죠"
세계육상연맹은 짧은 웹툰으로 하산의 인생을 소개하기도 했다.

하산은 1993년 1월 에티오피아 아다마에서 태어났지만, '살기 위해서' 2008년 고향을 떠났고 난민 신분으로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정착했다.

그는 "난민 신분으로 네덜란드에 도착했을 때 정말 끔찍했다.

내게 모든 문이 닫혀 있는 기분이었다"며 "스트레스를 줄이고자 '밖에 나가서 운동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하산은 "학교에 다니면서 '운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영을 하고 싶었지만, 돈이 든다는 말을 들었고, 배구를 하고 싶다고 얘기할 때도 돈이 드는 종목이라는 답을 들었다"고 아픈 기억을 꺼냈다.

난민 출신인 하산에게 열린 종목은 육상이었다.

하산은 "육상은 '무료'였다.

그리고 나는 '육상이 좋다'고 말했다"고 '전설의 시작'을 회상했다.

트랙 위에서 역사를 쓴 하산은 시선을 도로 종목으로 옮겼다.

"내 안에 에너지가 넘친다"며 마라톤 도전을 선언했다.

첫 마라톤 풀 코스(42.195㎞) 출전을 앞두고는 "두렵다"고 했지만, 육상계는 '신인류' 하산의 새로운 도전에 주목한다.

시판 하산 "대체 왜 마라톤 도전을 선언했을까, 후회도 하죠"
'영국 장거리 영웅' 모 파라는 이번 런던 대회를 '마라톤 은퇴 경기'로 삼는다.

파라는 2012년 런던올림픽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남자 5,000m·10,000m를 석권하며 금메달 4개를 목에 걸었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금메달 6개·은메달 2개를 획득했다.

2000년대 세계 육상계에 '단거리는 우사인 볼트, 장거리는 파라'라는 공식이 지배할 정도로 파라는 실력을 갖췄고, 인기를 누렸다.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으며 성공 신화를 이루기도 했다.

트랙에서 신화를 일군 파라는 2017년 8월 '마라톤 전향'을 선언했고, 2018년 시카고 마라톤에서 2시간05분11초의 당시 유럽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파라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은퇴를 고민 중이다.

일단 런던에서 마지막 마라톤 레이스를 펼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