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 금융시장 혼란을 전후해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소속 의원 등 최소 9명의 미국 정치인들이 보유 은행주를 대량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미 금융서비스위 소속 하원의원 조쉬 고트하이머(뉴저지, 민주당)가 지난달 9일 최대 1만5000달러어치에 달하는 실리콘밸리은행(SVB) 주식을 매각했다"고 보도했다. SVB는 이튿날인 3월 10일 파산했다.

그는 3월 6일과 14일 두 차례에 걸쳐 비슷한 규모의 찰스슈왑 주식도 팔아치웠다. 찰스슈왑 주가는 지난달 7일 30% 가까이 급락했다. 찰스슈왑은 SVB 파산 이후 다음 파산 대상으로 거론되는 등 현재까지 유동성 위기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고트하이머 의원은 지난달 29일에도 시코스트뱅킹 오브 플로리다 지분을 매각했는데, 그의 처분 이후 해당 주식은 10% 이상 하락했다.

또 다른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인 다니엘 골드먼은 지난달 6일 최대 5만달러에 달하는 찰스슈왑 주식을 처분했다. 이후 같은달 중순에는 SVB 파산 여파로 동반 타격을 입은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주식을 매각했는데, 그의 매도 이후 퍼스트리퍼블릭 주가는 절반 이상 폭락했다. FT는 "지금까지 SVB 파산 전후 보유 은행주식을 처분한 의원들은 최소 9명"이라며 "법적으로 정치인 등의 주식 소유 및 거래가 허용된다 하더라도 직무 관련성 등을 고려해 이해상충 여부를 파악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