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원전 대장주' 두산에너빌리티…"가스·풍력도 수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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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집중탐구
“원전 친화로 정책 전환, 기대감이 수주로 현실화될 시간”
정부 발전기자재 국산화 의지로 가스터빈 시장 안착 가능성↑
해상 풍력터빈 글로벌 1위와 손잡고 기술 격차 좁힐까 세계적으로 에너지전환 바람이 거셉니다. 탄소 배출을 줄이지 못하면 인류가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죠. 탈(脫)탄소를 위한 에너지원에는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에 더해 원자력도 포함됐습니다. 원자력발전이 날씨에 따라 발전 효율의 변동성이 큰 신재생에너지를 보완해줄 기저 발전원으로 인식되면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10여년만에 원전 신설 추진이 다시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할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주식시장의 ‘원전 대장주’로 꼽힙니다. 전력 발전과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지만. 원전을 지을 때 가장 비싼 기자재인 주기기를 제작하는 국내에서 유일한 기업이라 원전기업이라는 인식이 강하죠.
당연히 주가도 원전 산업의 부침에 따라 출렁거립니다. 2021년 5월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힘을 합쳐 글로벌 원전 수주를 늘려가자는 ‘원전 동맹’이 맺어지자 급등했다가 조정받고, 2021년 대통령 선거 국면에선 ‘탈원전 정책 폐기’를 공약으로 내세운 윤석열 당시 후보가 당선되자 다시 한번 급등합니다. 하지만 이후 주가 흐름은 시원찮습니다. 작년 8월에는 한국수력원자력의 3조원 규모 이집트 엘바다 원전 수주를 전후로 급등하기도 했지만, 과거 고점을 돌파하지 못하고 주식시장과 함께 급락했죠. 이후 차곡차곡 저점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이달 들어서는 8.29% 상승해 1만8410원으로 지난 21일 거래를 마쳤습니다.
수주 모멘텀에 치솟은 주가가 불안해 보이는 투자자도 있을 겁니다. 작년 8월25일 한수원이 이집트 엘바다 원전을 수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고, 주식시장까지 무너지면서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도 두 달 동안 반토막 수준으로 빠진 적 있으니까요. 지난주 후반 비슷한 조짐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두산에너빌리티를 들고 나온 이유는 앞으로도 수주 모멘텀이 이어질 가능성입니다. 2021년 유럽 북해지역에 바람이 불지 않아 풍력발전소 가동이 멈춘 데 따른 에너지대란 이후 재생에너지를 보완하는, 에너지전환의 교두보로서 원전의 위상이 높아졌습니다. 동유럽 지역 국가들은 에너지전환의 교두보로 원전이 재평가되기 전부터 에너지 자립을 위해 원전 건설을 추진해왔습니다.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가 소멸된 기대감에 대한 이야기를 반복한 건 기대감이 현실화가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부지 확보 및 타당성 조사 등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원전 산업의 특성상 정책 변화가 발주까지 이어지는 데 시간이 필요했을 뿐”이라고 설명합니다.
물론 한국이 전 세계에서 추진되는 원전 프로젝트를 모두 수주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실제 한수원의 수주가 기대됐던 폴란드 원전 1단계 프로젝트는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가져갔습니다. 또 체코 원전 수주전에서는 미국이 원자로 원천기술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내세우며 한수원의 발목을 잡고 있죠.
실망하긴 이릅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주기기를 한수원에만 납품하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문경원 연구원은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보그틀 원전 등 웨스팅하우스가 2005년 이후 건설 중인 4기의 원전 모두에 주기기를 공급한 바 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는 글로벌 원자로 제작업체 중 유일하게 원자로의 소재인 주단을 직접 만든다고 회사 측은 강조합니다.
이 같은 경쟁력이 새로운 형태의 원전인 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에서 두산에너빌리티가 선두권 그룹에 진입하는 발판이 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SMR은 대형 원전을 소형화해 안전성을 높인 모델로 보면 됩니다. 한수원을 포함한 다양한 주체가 SMR 개발에 나서고 있는데, 이미 SMR 상용화 단계에 진입한 미국 뉴스케일파워가 두산에너빌리티의 SMR 분야 파트너입니다.
뉴스케일파워는 SMR 개발 단계에서부터 두산에너빌리티와 협력해왔고,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에 투자해 지분 1%가량을 보유 중입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또 다른 SMR 개발업체인 엑스에너지와도 지분투자 및 핵심 기자재 공급 협약을 맺은 바 있습니다. 뉴스케일파워의 SMR은 원자로를 물로 식히면서 발생한 증기로 터빈을 돌리는, 대부분의 대형원전을 소형화한 모델입니다. 반면 엑스에너지는 냉각재로 기체나 금속을 사용하는 비경수로형 4세대 SMR 개발의 선두주자로 꼽힙니다.
원전 주기기를 잘 만든다는 평가에는 터빈 제조 역량이 우수하다는 말도 포함됐을 겁니다. 그럼 태양광발전 빼고는 다 잘할 수 있겠군요. 실제 그렇습니다. 우선 1983년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W)와 함께 삼천포화력발전소 1호기의 터빈을 공급한 이후 국내 석탄화력발전소 증기 터빈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유지해왔습니다.
석탄화력발전은 이제 사라지게 되죠. 재생에너지로 넘어가기 위한 교두보가 가스발전입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1년 착공한 김포열병합발전소에 들어갈 가스터빈을 수주했죠. 너무 늦은 것 아니냐며 무시할 건 아닙니다. 올해 상업운전에 돌입할 예정인 김포열병합발전소에 공급한 대형 가스터빈의 실증이 끝나면 두산에너빌리티는 GE, 독일 지멘스, 일본 MHPS, 이탈리아 안살도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가스터빈 시장에 진입하는 거니까요. 문경원 연구원은 “초기 진입한 만큼 향후 점유율에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으나, 발전 기자재 국산화에 대한 정부 의지를 고려하면 (국내에선) 절반 이상의 점유율 확보가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국내 경쟁으로만 따지면 화력발전과 원전 분야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독보적이지만, 풍력발전 분야는 좀 복잡합니다. 당장 떠오르는 풍력 테마주들이 있을 겁니다.
터빈 분야만 따지면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아직까지 명함을 내밀 수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 세계적으로 14~16메가와트(MW)급 풍력 터빈의 상용화가 추진되고 있지만, 두산에너빌리티는 작년 말에야 8MW급 해상풍력 전용모델에 대한 국제인증을 받았습니다. 상용화한 모델은 3.3MW급과 5.5MW급에 불과하고요.
그래서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풍력터빈 업체들과 손잡고 있습니다. ‘풍력 대장주’로 꼽히는 씨에스윈드는 글로벌 풍력터빈 분야 1위 기업인 덴마크의 베스타스와 손잡고 국내에 터빈 공장을 짓기로 했습니다. 이에 더해 베스타스는 아시아·태평양 본부를 한국으로 이전할 예정입니다. 또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풍력 터빈 시장에서 베스타스에 이어 2위를 달리는 GE리뉴어블에너지는 현대일렉트릭과 합작을 추진하고 있죠. 두산에너빌리티와 손잡은 글로벌 풍력터빈 업체는 GE와 2위권 다툼을 벌이다 최근 경영악화로 경쟁에서 밀리는 모습인 지멘스가메사이고요.
두산에너빌리티가 작년말 해상풍력 전용모델에 대한 국제인증을 받았다는 점과 지멘스가메사와 손잡았다는 점을 조합하면 국내 해상풍력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새로 국제인증을 받은 풍력터빈은 유럽 북해지역과 비교하면 바람이 약한 국내 해상 풍력발전소 입지를 고려해 날개(블레이드) 길이가 비슷한 급의 기존 풍력발전기보다 길어도 견딜 수 있게 개발됐습니다.
터빈의 발전용량 격차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멘스가메사의 14MW급 풍력터빈을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공장에서 만들기로 했습니다. 함형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근래 지멘스가메사는 경영 악화로 시장점유율을 뺏기고 있지만, 해상 풍력 터빈의 기술력과 수주잔고만 고려하면 (이 분야에서는) 글로벌 1위 사업자”라고 전합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
종목 집중탐구
“원전 친화로 정책 전환, 기대감이 수주로 현실화될 시간”
정부 발전기자재 국산화 의지로 가스터빈 시장 안착 가능성↑
해상 풍력터빈 글로벌 1위와 손잡고 기술 격차 좁힐까 세계적으로 에너지전환 바람이 거셉니다. 탄소 배출을 줄이지 못하면 인류가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죠. 탈(脫)탄소를 위한 에너지원에는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에 더해 원자력도 포함됐습니다. 원자력발전이 날씨에 따라 발전 효율의 변동성이 큰 신재생에너지를 보완해줄 기저 발전원으로 인식되면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10여년만에 원전 신설 추진이 다시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할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주식시장의 ‘원전 대장주’로 꼽힙니다. 전력 발전과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지만. 원전을 지을 때 가장 비싼 기자재인 주기기를 제작하는 국내에서 유일한 기업이라 원전기업이라는 인식이 강하죠.
당연히 주가도 원전 산업의 부침에 따라 출렁거립니다. 2021년 5월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힘을 합쳐 글로벌 원전 수주를 늘려가자는 ‘원전 동맹’이 맺어지자 급등했다가 조정받고, 2021년 대통령 선거 국면에선 ‘탈원전 정책 폐기’를 공약으로 내세운 윤석열 당시 후보가 당선되자 다시 한번 급등합니다. 하지만 이후 주가 흐름은 시원찮습니다. 작년 8월에는 한국수력원자력의 3조원 규모 이집트 엘바다 원전 수주를 전후로 급등하기도 했지만, 과거 고점을 돌파하지 못하고 주식시장과 함께 급락했죠. 이후 차곡차곡 저점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이달 들어서는 8.29% 상승해 1만8410원으로 지난 21일 거래를 마쳤습니다.
원전 모멘텀, 기대가 현실화될 가능성 높아져
이번 상승세의 모멘텀 역시 원전입니다. 한수원과 신고리 3·4호기에 들어갈 원자로설비와 터빈 발전기를 모두 약 2조9000억원에 공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달 29일 공시하면서부터 상승세가 시작됐죠. 원자력으로 열을 발생시키는 원자로설비,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터빈을 합쳐 원전 주기기라고 부릅니다.수주 모멘텀에 치솟은 주가가 불안해 보이는 투자자도 있을 겁니다. 작년 8월25일 한수원이 이집트 엘바다 원전을 수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고, 주식시장까지 무너지면서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도 두 달 동안 반토막 수준으로 빠진 적 있으니까요. 지난주 후반 비슷한 조짐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두산에너빌리티를 들고 나온 이유는 앞으로도 수주 모멘텀이 이어질 가능성입니다. 2021년 유럽 북해지역에 바람이 불지 않아 풍력발전소 가동이 멈춘 데 따른 에너지대란 이후 재생에너지를 보완하는, 에너지전환의 교두보로서 원전의 위상이 높아졌습니다. 동유럽 지역 국가들은 에너지전환의 교두보로 원전이 재평가되기 전부터 에너지 자립을 위해 원전 건설을 추진해왔습니다.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가 소멸된 기대감에 대한 이야기를 반복한 건 기대감이 현실화가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부지 확보 및 타당성 조사 등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원전 산업의 특성상 정책 변화가 발주까지 이어지는 데 시간이 필요했을 뿐”이라고 설명합니다.
물론 한국이 전 세계에서 추진되는 원전 프로젝트를 모두 수주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실제 한수원의 수주가 기대됐던 폴란드 원전 1단계 프로젝트는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가져갔습니다. 또 체코 원전 수주전에서는 미국이 원자로 원천기술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내세우며 한수원의 발목을 잡고 있죠.
실망하긴 이릅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주기기를 한수원에만 납품하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문경원 연구원은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보그틀 원전 등 웨스팅하우스가 2005년 이후 건설 중인 4기의 원전 모두에 주기기를 공급한 바 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는 글로벌 원자로 제작업체 중 유일하게 원자로의 소재인 주단을 직접 만든다고 회사 측은 강조합니다.
이 같은 경쟁력이 새로운 형태의 원전인 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에서 두산에너빌리티가 선두권 그룹에 진입하는 발판이 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SMR은 대형 원전을 소형화해 안전성을 높인 모델로 보면 됩니다. 한수원을 포함한 다양한 주체가 SMR 개발에 나서고 있는데, 이미 SMR 상용화 단계에 진입한 미국 뉴스케일파워가 두산에너빌리티의 SMR 분야 파트너입니다.
뉴스케일파워는 SMR 개발 단계에서부터 두산에너빌리티와 협력해왔고,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에 투자해 지분 1%가량을 보유 중입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또 다른 SMR 개발업체인 엑스에너지와도 지분투자 및 핵심 기자재 공급 협약을 맺은 바 있습니다. 뉴스케일파워의 SMR은 원자로를 물로 식히면서 발생한 증기로 터빈을 돌리는, 대부분의 대형원전을 소형화한 모델입니다. 반면 엑스에너지는 냉각재로 기체나 금속을 사용하는 비경수로형 4세대 SMR 개발의 선두주자로 꼽힙니다.
세계 5번째로 가스터빈 상용화…풍력은 국내 해상에 집중
갑자기 전기 발전 과정을 이야기해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전기차가 감속할 때 모터를 거꾸로 돌리면서 발생하는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하는 회생제동시스템을 생각하면 간단합니다. 태양광발전 정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발전은 이처럼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식입니다. 화력발전과 원전은 열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바꾸는 절차가 앞에 하나 더 붙을 뿐이죠.원전 주기기를 잘 만든다는 평가에는 터빈 제조 역량이 우수하다는 말도 포함됐을 겁니다. 그럼 태양광발전 빼고는 다 잘할 수 있겠군요. 실제 그렇습니다. 우선 1983년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W)와 함께 삼천포화력발전소 1호기의 터빈을 공급한 이후 국내 석탄화력발전소 증기 터빈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유지해왔습니다.
석탄화력발전은 이제 사라지게 되죠. 재생에너지로 넘어가기 위한 교두보가 가스발전입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1년 착공한 김포열병합발전소에 들어갈 가스터빈을 수주했죠. 너무 늦은 것 아니냐며 무시할 건 아닙니다. 올해 상업운전에 돌입할 예정인 김포열병합발전소에 공급한 대형 가스터빈의 실증이 끝나면 두산에너빌리티는 GE, 독일 지멘스, 일본 MHPS, 이탈리아 안살도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가스터빈 시장에 진입하는 거니까요. 문경원 연구원은 “초기 진입한 만큼 향후 점유율에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으나, 발전 기자재 국산화에 대한 정부 의지를 고려하면 (국내에선) 절반 이상의 점유율 확보가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국내 경쟁으로만 따지면 화력발전과 원전 분야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독보적이지만, 풍력발전 분야는 좀 복잡합니다. 당장 떠오르는 풍력 테마주들이 있을 겁니다.
터빈 분야만 따지면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아직까지 명함을 내밀 수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 세계적으로 14~16메가와트(MW)급 풍력 터빈의 상용화가 추진되고 있지만, 두산에너빌리티는 작년 말에야 8MW급 해상풍력 전용모델에 대한 국제인증을 받았습니다. 상용화한 모델은 3.3MW급과 5.5MW급에 불과하고요.
그래서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풍력터빈 업체들과 손잡고 있습니다. ‘풍력 대장주’로 꼽히는 씨에스윈드는 글로벌 풍력터빈 분야 1위 기업인 덴마크의 베스타스와 손잡고 국내에 터빈 공장을 짓기로 했습니다. 이에 더해 베스타스는 아시아·태평양 본부를 한국으로 이전할 예정입니다. 또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풍력 터빈 시장에서 베스타스에 이어 2위를 달리는 GE리뉴어블에너지는 현대일렉트릭과 합작을 추진하고 있죠. 두산에너빌리티와 손잡은 글로벌 풍력터빈 업체는 GE와 2위권 다툼을 벌이다 최근 경영악화로 경쟁에서 밀리는 모습인 지멘스가메사이고요.
두산에너빌리티가 작년말 해상풍력 전용모델에 대한 국제인증을 받았다는 점과 지멘스가메사와 손잡았다는 점을 조합하면 국내 해상풍력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새로 국제인증을 받은 풍력터빈은 유럽 북해지역과 비교하면 바람이 약한 국내 해상 풍력발전소 입지를 고려해 날개(블레이드) 길이가 비슷한 급의 기존 풍력발전기보다 길어도 견딜 수 있게 개발됐습니다.
터빈의 발전용량 격차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멘스가메사의 14MW급 풍력터빈을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공장에서 만들기로 했습니다. 함형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근래 지멘스가메사는 경영 악화로 시장점유율을 뺏기고 있지만, 해상 풍력 터빈의 기술력과 수주잔고만 고려하면 (이 분야에서는) 글로벌 1위 사업자”라고 전합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