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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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반도체가 올해 1분기 '어닝 쇼크'를 보였다. 연간 실적 전망도 밝지 않지만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는 오히려 사들이고 있다. 증권사들도 한미반도체의 주가 눈높이를 높이고 있다. 실적 저점을 찍고 우상향할 것으로 기대되면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반도체 장비업체인 한미반도체는 2.13% 상승하며 거래를 마쳤다. 최근 일주일 동안 8.7% 올랐다.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10억원, 270억원 순매수한 영향이 컸다. 이달 3일부터 14일까지 한미반도체를 각각 250억원, 140억원 팔아치웠던 외국인과 기관이 다시 '매수'에 나선 것이다.

1분기 '어닝 쇼크' 실적을 내놓은 시점 전후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1분기 영업이익이 20억7500만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90.3% 줄었다고 지난 19일 공시했다. 시장 전망치 166억원을 크게 밑돌았다.

1분기는 부진했지만 앞으로는 다를 것이라는 게 시장 예상이다. 연간 이익 예상치는 937억원에 이른다. 지난해보다 16.3% 줄어든 수준이지만 1분기 어닝 쇼크에도 예상치는 줄지 않았다.

시장에선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장비의 신규 수주가 지난해 12월을 저점으로 계단식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실적은 올해 1분기를 저점을 보인 뒤 분기별로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인공지능(AI) 서버 수요가 1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미반도체의 수혜가 점쳐지고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급증하고 있는 AI 반도체 수요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증설 장비 투자가 늘고 있다"며 "한미반도체는 반도체 칩을 붙여주는 TC본더 장비를 제조하고 있는 만큼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세특례제한법(K-CHIPS법)도 한미반도체를 비롯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업체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30일 국회를 통과한 이 법안은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에 대한 기업 설비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비율을 대·중견기업의 경우 현행 8%에서 15%,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각각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증권업계도 한미반도체의 목표주가를 올리고 있다. BNK투자증권은 이날 기존 목표주가(1만9000원)에서 26.3% 높은 2만4000원을 제시했다. 최근 일주일 사이 NH투자증권(1만8000원→2만5000원), 삼성증권(1만5500원->2만3000원), 하나증권(2만원→2만5000원)도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문형민 기자 mhm9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