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 '막장 치정극'의 당혹스런 변신…연극의 맛 살려낸 '반전의 반전' [연극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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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극단 올해 첫 신작 연극
우스꽝스럽게 그려진 삼각관계
비극적 사연으로 변하면서 충격
우스꽝스럽게 그려진 삼각관계
비극적 사연으로 변하면서 충격
![키스, '막장 치정극'의 당혹스런 변신…연극의 맛 살려낸 '반전의 반전' [연극 리뷰]](https://img.hankyung.com/photo/202304/AA.33244901.1.jpg)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 중인 ‘키스’는 서울시극단의 올해 첫 신작이다. 칠레의 떠오르는 극작가 기예르모 칼데론의 희곡 작품이며 2014년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연극으로 처음 선보여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칼데론 작품이 국내에서 공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관객을 당혹스럽게 하는 전개가 이뤄지는 것은 이쯤에서다. 극이 돌연 끝난 것처럼 조명이 환하게 켜진다. 우종희 연출가와 배우들이 무대 위로 올라와 인사한다. 관객들은 정말로 끝난 건지 반신반의하면서 어정쩡하게 박수를 친다. 박수 소리가 줄어들면서 레바논에 있다는 시리아 출신 작가와 화상으로 ‘작가와의 대화’를 시작한다.
작가와의 대화를 기점으로 극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뒤집힌다. 연출가를 비롯해 배우들은 본인이 해석하고 연습한 대본의 내용이 작가의 의도와 전혀 달랐다는 것을 깨닫는다. 작가와의 대화가 이어질수록 난감해하고 식은땀을 흘리는 연출가의 표정을 관찰하는 것도 재밌는 요소 중 하나.
‘연극의 맛’이 살아있는 작품이다. 극장에 나란히 앉은 다른 관객들과 함께 반전을 즐기고, 함께 놀라워하는 순간도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겠다. 반전의 내용이 무엇인지는 극장에 가서 직접 확인하길. 공연은 30일까지.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