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미국 이어 佛·英·獨·日·네덜란드도 긴급 철수 개시
요르단·튀르키예·이집트 육로 이용 국민 대피 추진
하르툼 교전 다시 격화…프랑스·이집트인 부상, 카타르 차량 공격받아
내란 수단서 각국 자국민 철수작전…격해진 교전으로 난항(종합3보)
수단에서 군벌 간 무력 분쟁이 9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사우디에 이어 프랑스, 영국, 독일, 네덜란드도 자국민 대피를 개시했다고 AFP·로이터 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이드 알피트르 휴전'을 사실상 깬 군벌 간의 교전이 다시 격화하면서, 각국의 국민 대피 작전을 어렵게 하고 있다.

프랑스는 이날 수단에서 '신속 대피 작전'에 돌입, 우선 약 100여명을 철수시켰다.

익명을 요구한 프랑스 외무부 관계자는 첫 비행기로 다양한 국적의 100명이 대피했으며, 이날 저녁 출발하는 두 번째 비행기로 100명이 추가로 지부티로 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영국도 수단에 체류 중이던 외교관과 가족들을 대피시키는 데 성공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트위터에 복잡하고 신속한 작전으로 수단 주재 외교관과 가족들 철수시켰다면서,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적 휴전을 촉구했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부 장관은 BBC 인터뷰에서 이번 작전에 16 공수연대, 공군, 해병대 등 인력 1천200명 이상이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독일 연방군도 요르단에 배치된 수송기를 이용해 수단 내 자국 외교관과 개발협력 활동가와 사업가 등 250명 구출 작전을 시작했다.

네덜란드도 이날 다른 나라와 함께 자국민 대피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웝크 훅스트라 네덜란드 외무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수단에서 국민을 대피시키기 위한 여러 국가의 작전이 수행 중인 가운데 네덜란드는 요르단에 있던 인력으로 이 작전에 동참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단에 체류 중인 일본인들 가운데 일부도 이날 육로를 이용한 대피를 시작했다고 교도통신이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일본인들은 하르툼에서 850㎞ 떨어진 홍해 도시 포트 수단으로 이동하는 유엔의 대규모 대피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는 현지 주재 외교관 철수 등에 대한 설명 없이 당분간 수단 내 활동을 중단하며, 외교관들은 수단 밖의 안전지대에서 근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 외에 요르단도 수단에서 자국민 300명의 철수를 시작했다.

요르단은 하르툼에서 포트 수단까지 육로로 이동한 뒤 선박을 이용하는 루트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수단과 국경을 맞댄 이집트는 현지에 체류 중인 자국민 1만여명에게 국경지대 와디할파 또는 포트 수단의 영사관으로 이동하라고 알렸다.

튀르키예도 육상 작전으로 자국민과 제3국 국민을 대피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정부군과 준군사조직인 신속지원군(RSF)이 이날까지 합의한 '이드 알피트르 휴전' 기간에도 교전을 이어가면서, 각국의 대피 작전을 어렵게 하고 있다.

현지 방송과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도 하르툼 상공에 전투기가 다시 등장한 가운데, 도시에서는 검은 연기가 치솟고 곳곳에서 총격 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이날 프랑스 국적자들의 차량이 공격당해 1명이 부상했는데, 정부군과 RSF는 상대방을 프랑스인 공격 주체로 지목하며 비난했다.

또 정부군은 RSF가 포트 수단으로 이동하던 카타르 차량을 공격하고 약탈했다고 주장했다.

카타르 정부는 아직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집트도 자국민 한명이 총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수단에서는 지난 15일부터 정부군과 RSF 간 무력 충돌이 발발해 최소 400여명이 죽고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앞서 미국과 사우디도 각각 수단에서 외교관을 포함해 자국민을 대피시켰다.

미국은 치누크 헬기 등 항공기 6대를 동원해 70명 정도의 자국 및 제3국 외교관 등 약 100명을 에티오피아로 대피시키고 하르툼 주재 대사관을 일시 폐쇄했다.

사우디는 자국민과 외국인 등 157명을 육로를 통해 홍해 포트 수단으로 이동시킨 뒤 배편으로 제다로 철수시켰다.

한국도 국민 철수를 위해 군용기를 수단 인근 지부티에 대기시키고 있으며, 오만에 있던 청해부대 충무공이순신함을 수단 해상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러시아도 아직 자국민을 철수시키진 못했지만, 교전 지역에 있던 국민들을 하르툼의 대사관에 안전히 집결시켰다고 밝혔다.




/연합뉴스